민규가 14일 방이초등학교 '제29회 졸업식' 에서 6학년 6반 자리에 앉아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 일꺼야~ ♬

흔히 졸업식에서 들을 수 있는 015B의 ‘이젠안녕’. 14일 오전 10시 방이초등학교 오름교육관에서도 제29회 졸업 축하와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스피커 속에서 ‘이젠안녕’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날 총 191명의 학생이 졸업했다. 이중 6학년 6반 운동매니아 김민규(13세·자폐성장애 1급) 군이 눈에 쏙 들어왔다. ‘나쁜남자’로 불리우는 컨셉으로 헤어스타일을 한 민규는 선생님, 친구들 간의 인기남이다.

민규는 ‘29회 졸업식’에서 ‘학교의 이름을 선양한 공로가 인정된다’며 ‘공로상’과 ‘예술상’을 수여받았다. 특히 ‘공로상’은 장애학생에게는 학교 설립 후 처음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

이에 대해 민규 어머니도 “민규가 워낙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고 옆에서 도와주는 치료연구소 선생님, 학교 친구들, 담임선생님 등 외부적으로 모두 다 민규를 아끼면서 좋아해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상을 많이 받게 된 것 같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다부진 체격의 민규는 4살 때부터 치료개념으로 수영, 탁구, 스키, 자전거 등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해왔고 그 성과도 컸다.

그동안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서울시교육감배 장애학생 수영대회’ 등에 출전하면서 상을 싹쓸이했고,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서울 지적장애인 사생대회’에서 은상까지 받았다. 현재 '2012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수영종목 서울시대표이자, '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스키부문 한국대표이기도 하다.

졸업장과 공로상, 예술상을 받고 내려온 민규. ⓒ에이블뉴스

물론 민규가 졸업식에서 ‘공로상’과 ‘예술상’을 받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또래 장애학생 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민규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면서 상처를 받기도 한 것. 하지만 학교 내 도움반(특수학급) 덕분에 비장애학생들의 ‘장애’ 인식은 점차 개선됐고,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운동 마니아 민규는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 준비를 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민규 어머니는 “운 좋게 스폐셜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고 이제 공식훈련에도 들어가게 되는데, 몸 관리 잘해서 메달을 떠나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한 “운동을 할 때 간혹 힘든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운동할 땐 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흥미가 있는 것 같다. 일단 민규의 키나 근육량에 따라 수영, 탁구를 중점적으로 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탁구는 수영과 달라서 전략을 짜야 되는 부분이 있어서 아이한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민규가 가족이 갖고 온 꽃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운동을 시키는 부모로서 민규 어머니는 마음 한켠이 편치 않다.

민규 어머니는 “계속 운동을 하려면 코치 선생님들이 강하게 더 지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럴 경우 민규가 어떻게 받아 들이냐가 제일 걱정된다”며 “3월 2일 방이중학교에 진학하는데, 운동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중학교에서 풀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생활은 전혀 다르다고 들어서 걱정이 많이 되긴 한다”고 말했다.

기대와 걱정 속이 맞은 졸업식. 민규 어머니는 대견스러운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졸업 축하해”라는 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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