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패널로 지은 작은자야간학교는 현재의 공간이 좁아 새로운 교육공간을 찾고 있다. ⓒ작은자야간학교

2년 전 교실 철거 위기에 놓였던 작은자야학.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배우는 국내 유일의 통합야학 작은자야학이 철거 위기를 딛고 오는 11월 1일 27주년 개교기념식을 맞는다. 작은자야학은 현존하는 장애인야학 중 가장 오래된 야학으로 27살 생일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작은자야학은 인천시 부평구 십정2동에 위치한 한 장애인생활시설의 일부 공간을 빌려 쓰고 있다. 30㎡ 공간에 지은 작은 조립식건물이 작은자야학 교실의 전부이지만, 이곳에서 지난 27년 동안 수백 명의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배움의 한을 풀었다.

아직 공교육 현장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교육이 완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인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같은 교실에서 배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작은자야학은 처음부터 통합교육을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무료로 가르쳐준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비장애인 어머니 학생들을 물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현재 작은자야학은 초등기초반, 초등진급반, 중등반, 고등반, 수화반 등 총 5개 과정이 있다. 현재 야학에서 배우고 있는 학생은 32명, 이들을 가르치는 자원활동 교사는 34명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7시부터 10시까지 야학은 등불을 밝힌다.

야학에서 공부하는 장애인 학생들은 지적장애인, 지체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언어장애인 등 유형이 다양하고, 비장애인 학생들은 먹고 사는 문제로 배움의 때를 놓친 40~60대 어머니 학생들이다.

작은자야학은 지금까지 1995년과 2006년 2차례 철거 위기를 겪었다. 관할 당국에서는 야학 건물이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조립식 패널 건물이니 철거하라는 경고장을 보내왔고, 작은자야학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두 번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하지만 작은자야학은 현재의 교육공간이 너무 좁아서 대기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으로 새로운 교육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별한 후원처는 없지만 직장인과 대학생 교사들이 십시일반 내는 회비를 꼬박꼬박 모으고 있다.

작은자야학측은 "그래도 27년 동안 작은자야학이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작은자야학의 사명이 남겨져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땅에서 교육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 없어질 때까지 작은자야학은 사라질 수 없다"고 의지를 전했다.

작은자야학 27주년 개교기념식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인천사회복지회관 대강당에서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작은자야학의 활동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전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교육권을 되새겨볼 수 있는 연극, 초·중·고 각 과정에서 마련한 장기자랑 등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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