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 장애아동의 생활을 바꿔놓는 자세유지용 보조기구. 맞춤형 의자를 위시해 다양한 이들 제품은 장애아동의 생활에 변화를 안겨준다. ⓒ제이넷티비

한국장애인방송 ‘제이넷티비’에서 방송하고 있는 다큐 프로그램 ‘날개를 달자(www.jnettv.co.kr)’. 장애인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보조기구를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자세유지용 보조기구’를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13일 방송된 2편에서는 휠체어에 앉아서도 몸을 가누기 어려운 장애아동들의 생활과 이들을 위한 맞춤형 보조기구를 다룬 것. 한편으로 지체 장애아동 교육과 재활치료를 향한 부모님들의 열의까지 엿볼 수 있다.

누군가 잡아주지 않으면 혼자 앉기 어려운 6살 도현이는 특수학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자신만의 의자와 함께 입학했다. 도현에게 딱 맞는 맞춤 의자에 앉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치원 선생님은 “이 의자가 없었다면 누워 있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라며 “맞춤 의자 때문에 도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몸통을 받쳐 주기 때문에 서툴지만 손을 내밀어 간식을 집게 되고 학습활동까지 가능해진 것.

취학 통지서를 받았지만 장애 특성에 맞는 학교를 찾지 못했던 10살 정우는 복지관에서 개설한 공부방에 다니고 있다. 이 곳의 친구들은 다같이 몸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맞춤 의자에서 공부할 정도로 정우와 엇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다. 그러나 복지관 이용 기간이 만료돼 정우는 여기를 떠나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면 친척들이 생일에 선물해 준 보조기구로 체력 관리에 들어가는 정우. 앉고 서고 엎드리는 동작에 사용되는 근육이 달라지기에 척추를 곧게 만들고 근육에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조기구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25살 은비씨는 척추측만증으로 일본에서 큰 수술을 받은 후로 척추를 곧게 세워주는 습관을 생활화하고 있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몸이지만 은비씨는 전신 보조기를 착용하고 프론 스텐딩 테이블에 서는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와 더불어 꾸준히 해온 재활승마와 수중재활운동으로 한 걸음 두 걸음 느리게 발걸음을 뗄 수 있게 된 은비씨. 비록 물속에서 부력을 이용해 걷는 것이지만 은비씨의 발전은 동행하는 어머니에게 큰 보람이다.

이렇게 몸에 맞게 제작된 자세유지용 보조기구는 몸의 변형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불가능했던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만든다. 누워 지내던 아이를 일으켜 앉히고, 다시 앉아있던 아이를 일으켜 세워 멀리 보게 만드는 것. 이들 장애아동의 부모들은 한결같이 “누워서 보는 시야와 앉아서 보는 시야, 서서 보는 시야는 다르다”고 말한다. 과연 자세유지용 보조기구의 무엇이 장애아동의 삶에 변화를 불러 왔을까.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9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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