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표준사업장 바이오제네시스가 6개월만에 파산선고를 했다. 사진은 바이오제네시스의 제품 광고.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주)바이오제네시스(대표 이상휴․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536-1)가 문을 연지 6개월만에 문을 닫아 충격을 주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지원부에 따르면 치과 의료용품 제조업체 (주)바이오제네시스는 지난 4월 23일 준공식을 가진 이후 10월 말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지난 12월 9일 공식적으로 사업을 포기, 당초 40여명의 장애인을 고용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주)바이오제네시스는 국내 최초로 디지털 불소이온 도포기를 특허 출원하고 생산 판매와 구강 세정기를 상품화했으나 의약외품이었던 제품들이 의약용품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의약품제조 설비와 약사를 고용해야 하는 부담과 함께 판매부진으로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공단은 표준사업장으로 지원했던 지원금 12억원을 회수하고 국고로 환수했으나 정부가 올해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모델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정책에 혼선을 가져오면서 내년 장애인중심기업에 어떤 여파 미칠지 미지수이다.

이에 따라 공단은 (주)바이오제네시스를 회생시키기 위해 연계고용 방안과 제3자 매각 방안 등을 추진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장애인표준사업장 파산을 지켜봐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지난 10월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인상(민주당) 의원이 공단 국정감사에서 (주)바이오제네시스의 파산을 경고하며 공단은 바이오제네시스의 사업부진에 대해 "사업초기의 일시적인 경영난"이라며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질타한바 있다.

▲ 지난 국정감사에서 장애인표준사업장의 문제점을 제기했던 민주당 박인상 의원. <에이블뉴스>
이와 함께 박의원은 표준사업장 선정 심사결과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박인상 의원은 지난해 1월 진행된 표준사업장 선정시 총 46개 업체가 신청을 했고 전문평가업체의 평가를 거쳐 상위 7개 업체가 2차 심사를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1차 평가에서 1위를 했던 'P2P 정보기술'이 낙마하고 6위였던 서울치과의원이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박의원의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심사위원은 연구용역을 담당했던 이모교수, 전문평가기관을 대표해 1인, 공단의 박모이사, 노동부의 서모씨와 지모씨 등 총 5명이었는데, 이모교수와 전문평가기관 대표는 'P2P'가 적합하다는 의견이었지만 나머지 3명은 서울치과의원을 지지했다.

이때 이 교수 등 2인은 서울치과의원의 사업계획에 대해 "향후 성장가능성과 사업주에 대한 신뢰성은 높지만 모험적인 사업분야로서 안정적인 경영을 요구하는 표준사업장과는 거리가 있으며 경영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박 이사 등 3명은 "사업주가 장애인이라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치과의료용 기기를 생산하는 것이 현재 국내 사정에서는 모험적이라 할만하다"고 전망했었다.

또 박의원은 (주)바이오제네시스가 공단과 약정서에서 4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기로 했으나 10여명의 장애인만 고용하고 지난 5월에는 경영상의 어렵다는 이유로 9명을 해고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특히 "생산품이 만약 생필품 같은 것이라면 판매처를 개척하는데 공단과 국가의 지원이 용이할 수도 있겠지만 이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것은 치과용 의료기기라서 공단이나 국가의 도움이 어려운 분야"라며 "심사위원들이 조금만 심혈을 기울였더라면 오늘의 상황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초 각각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주)바이오제네시스외에 경남 김해시 (주)대성 ICD, 서울시 관악구 비클시스템 등 3곳으로 장애인이 근로하기에 적합한 생산시설을 갖추고 일정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해 그 설치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새로운 형태의 장애인 다수고용 사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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