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인터넷 뱅킹을 할 권리도 없다는 말인가요?"

최근 지역 금융기관들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터넷 뱅킹을 제한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1급 시각장애인인 이 모 씨는 최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인터넷 뱅킹을 거부당한 황당한 일을 당했다.

이 씨의 주장은 이렇다. 이 씨는 지난 21일 인터넷 뱅킹을 신청하기 위해 농협 한 지부를 찾았다. 그러나 농협 직원은 본인의 친필 사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신청을 거부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씨는 사인 대신 지장이라도 찍으면 안 되겠냐고 사정했지만 규정상 불가하다는 답변이었다.

같은 날 오후 또다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구은행 한 지점을 찾았지만 이 곳 역시 시각장애인은 인터넷으로 확인이 곤란하다며 거부했다.

이와 관련, 해당 은행 창구 직원은 " 인터넷 뱅킹의 경우 워낙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보통 사람도 조심스럽게 신청 받고 있다. 은행 내규 상 시각장애인은 신청을 받지 않고 있으며 법적인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음성지원시스템만 갖추면 시각장애인 역시 인터넷 뱅킹이 가능한데도 금융기관들이 여전히 장애인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은행 측이 장애인을 배려해주지 않는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며 "시각장애인들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편 CBS가 농협 인터넷뱅킹 담당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시각장애인의 경우라도 도장이나 지장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결국 금융기관이 장애인에 대한 편의와 교육을 소홀히 하면서 혼란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셈.

나날이 갈수록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포항CBS 정상훈 기자 hun@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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