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10일 일본장애인고용촉진협회 인사들을 초청해 한일장애인고용정책좌담회를 개최했다.

한·일장애인고용정책 좌담회 지상중계

일본이 지난해 후생성과 노동성을 '후생노동성'으로 통합했으나 장애인복지정책과 고용정책의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장애인고용촉진협회 타케히타 카미야 상무는 10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본부에서 열린 '한·일장애인고용정책 좌담회'에서 "지난해 후생성과 노동성이 '후생노동성'으로 통합돼 있는 상태나 실질적으로 장애인복지정책과 고용정책은 통합이 안되어 있는 상태"라며 "일본도 장애인고용과 관련해 많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날 좌담회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일본장애인고용촉진협회(JAED) 타케히타 카미야 상무, 히로시 오쿠무라 국제협력국장, 에미 니시마키 부담금 징수부장 등 일본측 인사 3명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김선태 고용개발원장, 김만수 고용촉진이사, 한태림 직업재활국장, 양수석 고용지원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형식 한국재활복지대학장의 사회로 개최됐다.

좌담회에서는 일본 장애인고용 현실과 정책 방향 등과 관련된 우리측 인사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며 일본측에서는 타케히타 카미야 상무가 시종일관 답변을 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좌담회의 주요내용을 정리했다.

김형식 학장=일본에서의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떤가?

▲한일장애인고용정책좌담회에 참석한 일본측 인사들. 우측부터 일본장애인고용촉진협회(JAED) 에미 니시마키 부담금 징수부장, 고용개발원 장창엽 연구실장(통역), 타케히타 카미야 상무, 히로시 오쿠무라 국제협력국장.
타케히타 카미야=일본에서 장애인 고용 문제는 공공직업안정소에서 실시하되 일본장애인고용촉진협회(JAED)는 협력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후생성과 노동성이 '후생노동성'으로 통합돼 있는 상태나 실질적으로 장애인복지정책과 고용정책은 통합이 안되어 있는 상태다. 일본도 장애인고용과 관련해 많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태림 직업재활국장=일본의 고용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타케히타 카미야=일본의 장애인 고용률은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는 추세였는데 작년 6월 1.47%로 0.02%가 떨어졌다. 0.02%는 크지 않아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소지가 있다. 이는 일본의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노동자 해고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도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긴급대책안을 마련해 발표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지금까지 신체장애인에 집중된 장애인고용을 정신지체인까지도 목표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고용률의 하락은 큰 자극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태림 직업재활국장=시각장애인과 정신지체인이 같이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직업재활센터를 설립하려고 하는데 민간 지원으로 하는 것이 나은지 공공에서 지어서 하는 것이 나은지 조언을 듣고 싶다. 일본은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었나?

타케히타 카미야=지금 일본의 상황은 자유스럽게 풀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장애인훈련과 관련해 현에서 하고 있는 곳도 있고, 비정부기관(NPO)에서 하고 있는 곳도 있다. 민간이 담당할 경우 비용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기회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공에서 맡아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만수 고용촉진이사=한국은 현재 제2차 5계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중인데….

타케히타 카미야=일본은 현재 장애인5계년 계획이 올해 끝나고 올 4월부터 새로운 장애인10개년기본계획이 시작된다. 이 계획은 고용심의회에서 작성, 장애인 당사자나 장애인단체 등이 참여해서 이뤄지고 있다.

백주호 징수관리반장=장애인의무고용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 중 법정제외율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고 들었다. 그런데 일본은 2010년까지 축소해 가다가 폐지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타케히타 카미야=얘기한 그대로다. 법정제외율과 관련해 10개년계획에 이를 새로이 조정하자는 것이 명기됐다. 최근 사업체를 초청해 세미나, 연구 발표회가 개최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처음에는 사업주들이 반발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다. 정부 또한 민간과 같은 방법으로 없애는 쪽으로 간다.

김형식 학장=일본 정부의 장애인고용 현황은 어떠한가?

타케히타 카미야=일본의 장애인의무고용률의 경우 민간은 1.8%, 정부는 2.2%로 민간보다 정부가 높게 설정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정부가 장애인고용과 관련해 먼저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교육부의 경우는 의무고용률을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고, 그것 또한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양수석 고용지원국장=일본에는 자회사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면 모기업의 장애인고용를 인정해주는 '특례자회사' 제도가 있다. 이와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공동투자를 해서 이뤄지고 있는 제3섹터 방식도 있었데 이러한 제도가 성공을 거뒀는지 알고 싶다. 또 현황은 어떠한가?

타케히타 카미야=현재 특례자회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회사는 114곳이 있다. 이 제도에 대해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이 모두 있다. 특례자회사를 만들어서 장애인들만을 많이 고용하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가하면 현실적인 고용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본측에서는 현실성을 옹호하는 쪽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다. 특례자회사의 경우 최저임금법을 적용 받는다. 특례자회사에 고용된 장애인들은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에다 장애연금을 합하면 경제적 자립생활을 할 수 있다.

김형식 학장=일본의 경우 10년전부터 태국이나 캄보디아 같은 곳에 장애인고용에 관련한 노하우를 전파해왔는데, 이와 관련된 얘기를 듣고 싶다.

타케히타 카미야=이번 장애인10년기본계획 속에 '아시아태평양 국제협력 강화'가 큰 꼭지로 포함됐다. 일본은 현재 각 부처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제 협력사업이 하나로 통합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동남아시아 등 일본과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을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협력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김형식 학장=오늘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까 일본과 우리나라가 공통의 고민이 있고 공통의 과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실무자 차원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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