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전라북도가 주최하는 ‘제36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24일부터 27일까지 전라북도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발달장애인을 위해 신규 개설된 커피 전문가, 제과제빵 직종 등을 포함해 전자기기 등 정규 직종 19개, 보석가공 등 시범 직종 14개, 네일아트 등 레저·기초 직종 9개, 총 42개 직종에 전국 17개 시도 대표선수 419명이 참가한다. 이중 출사표를 던진 7명의 선수를 소개한다.

전자기기 직종에 도전하는 조규홍 선수.ⓒ고용노동부

■에너지 공기업에서 전자분야 최고의 기술자를 꿈꾸다

조규홍(남)/ 전자기기 직종/ 간장애/ 광주광역시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어느날부턴가 갑자기 매일 피로가 쌓이고 합병증으로 일상생활을 하는데 제한이 생겨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되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거라는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가족의 헌신적인 희생 덕분에 여동생에게 간이식을 받게 되었고 치료 후엔 간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남직업능력개발원 전자분야에 입학해 전자회로, 디지털회로, 아날로그회로, PCB설계 등 직업훈련을 받았다. 인문계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던지라 처음엔 전자분야의 전공 기술들이 매우 낯설었다.

하지만 반복 훈련 덕분에 저항, 트랜지스터, IC 등의 전자부품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던 회로도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회로도를 보고 전자제품을 조립할 수 있게 되었다.

직업능력개발원 전자분야에서 직업훈련을 통해 이 분야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9년 4월 광주에서 개최된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했고 전자기기 직종 금상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전라북도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 연습과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19년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전자기기 직종 입상이라는 노력의 결실을 맺고 그 경험과 자신감으로 에너지 관련 공기업에 꼭 취업하고 싶다.

웹마스터 직종에 도전하는 인재성 선수.ⓒ고용노동부

■끊임없는 도전으로 여러 분야 섭렵

인재성(남) / 웹마스터 직종 / 지체장애 / 충청남도

2006년 충남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시각디자인 종목에 참여한 것이 출전 시작이었다. 이후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마침내 2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그해 금상 수상은 나에게 타분야에 대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이 전자출판을 연마하기 시작했고 충남 대회 금상 및 34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현재는 새로운 분야인 웹마스터 직종에 도전장을 내밀어 나와의 또다른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면서 일과 연습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은 학원을 다니며 틈틈이 연습해 2018년에 이어 2019년도 충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 웹마스터 직종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올해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위해 많이 준비했고, 꾸준히 연습한 만큼 올해 전국대회에서는 금상을 수상하는 것이 목표다.

충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시각디자인, 전자출판, 웹마스터 직종 입상을 계기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고 자존감도 높아지게 되었다.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애 당사자가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떳떳하게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충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와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의 수상 경험은 이런 나 자신을 더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매년 개최되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통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이 기능을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기회가 지속해서 생겨나길 바란다.

그림 직종에 도전하는 김순애 선수.ⓒ고용노동부

■전라북도 대표로 꿈과 희망을 그립니다

김순애(여) / 그림 직종 / 지체장애(중증) / 전라북도

학창시절 미술에 관심은 많았지만 따로 접할 기회가 없었다. 특별히 꿈을 위해서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본 적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장애인이 되고 나자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고 싶었고 마침 미술이 떠올랐다.

주저 없이 부안장애인복지관 미술반에 가입해 본격적인 그림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장애로 인해 걷지 못해 휠체어를 의지하게 되면서 그림에 대한 재능도 발견하게 되었고 도전의지도 더 커지게 된 셈이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이춘섭 관장님과 손정국 선생님의 도움으로 예술제, 기능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점차 더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났다. 기능경기대회에서 나는 그림을 그리는 선수일 뿐 몸과 손에 장애가 있는 장애인인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이후 꾸준하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입상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나보다 더 몸이 불편한 분들이 점 하나를 찍기 위해 온 힘을 다 하는 것을 보면서, 기능경기대회는 단순히 기능을 겨루고 순위를 정하는 대회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더 높은 꿈을 꾸게 하는 장(場)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 외에도 부안복지관에서 장애인식개선 강사와 동료상담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학생들 앞에서 내가 그린 그림들을 보여주면 놀라기도 하고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한다. 말보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 수 있다.

이제는 내 삶에서 그림을 빼놓고 얘기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소통의 창구가 되어준 장애인기능경기대회로 더 많은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이루길 믿는다. 그리고 나의 고장 전라북도에서 개최되는 제36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나 또한 내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CNC선반 직종에 출전하는 강철희 선수.ⓒ고용노동부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강철희(남) / CNC선반 직종 / 시각장애 / 전라남도

무한불성(無汗不成),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즉, 노력하지 않으면 이루고자 한 것을 이룰 수 없다는 뜻으로 기계분야의 최고 기술자가 되고 싶은 내 모토다.

전남 해남군에서 태어났으며 성인이 되고 후천적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강인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직장에서 약 30년간 사회생활을 했다. 하지만 기계에 대한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 2018년 10월 1일에 전남직업능력개발원에 입학했다.

가공과 설계 중 가공 직종에 흥미를 좀 더 붙이게 되었고, 가공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되었다. 처음 직업훈련을 시작할 땐 도면해독, V-CNC운용, G코드, CNC선반 작동법, 절삭공구 활용법 등의 기계 관련 부품과 프로그램을 구별할 줄도 몰랐지만, 지도교사의 세심한 맞춤형 교육과 반복학습을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으로 인해 내 인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자격증 취득의 목표를 세웠고, 하루에 4-5시간씩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에 몰입했다. 이내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와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2종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는데,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이 곧 지방경기대회 및 전국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이후 2019년 전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CNC선반직종 금상을 당당히 수상할 수 있었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출전한 이번 전남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이라는 값진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나도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금상 수상을 목표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장 직종에 출전하는 정경림 선수.ⓒ고용노동부

■한복과 양장이 만나 나만의 기술이 되기까지

정경림(여) / 양장 직종 / 지체장애 / 전라북도

어릴 적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는 적지 않았다. 나의 경우도 그랬다. 나는 나의 장애를 장애라 인식하지 않고 그저 조금 남들보다 일상생활이 불편한 사람이라 여겼다. 하지만 주위에서 늘 나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비춰졌다.

비장애인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이 충분히 내 일을 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선과 편견에 갇히는 현실을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 자리했다. 그 욕구는 부모님이 제안한 의상기술 배움과 맞닿아 이후 내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

18세에 배우기 시작한 의상기술에 소질이 있었던지 금세 기술을 익혔고, 그 기술은 훗날 한복집을 차리기까지 나의 생계수단이자 특기이자 취미이자 보람으로 삶의 한켠에 자리했다. 삶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거머쥘 때 전환을 맞는가보다. 부모님이 의상기술을 제안할 때가 그랬고, 몸이 좋지 않아 잠시 병원에 입원했을 적에도 그런 기회가 찾아왔다.

병실을 같이 쓰는 환자와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다 우연히 장애인기능경기대회의 존재를 알게 됐다. 평소 같았으면 그저 지나쳤겠지만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 실력이 다른 사람과 견주어 어디쯤 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방안을 알아보느라 병원생활이 무료한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정도다.

처음엔 자신감이 있었던 한복종목으로 도전을 했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한 한복은 내게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넘어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수상의 영예까지 안겨주었다. 성취의 기쁨은 내게 또 다른 배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경기 참가 도중 같은 의복계열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는데 그중 양장에 마음이 꽂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양장 학원을 등록하며 새로운 배움을 시작했다. 도전에 망설이지 않았던 건 장애에 한계가 없다는 걸 세상에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었던 어릴 적 욕구가 아직 내 안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양장으로 지방경기대회에서 운이 좋게 수상하여 전국경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무엇보다 새로 배운 양장기술과 내 한복기술을 접목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나만의 의복 스타일을 가꿔나가고 싶다. 그리고 보여주고 싶다. 도전에는 장애가 존재하지 않다는 걸.

컴퓨터수리 직종에 도전하는 신진규 ⓒ고용노동부

■삶에 대한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키워준 기능대회

신진규(남) / 컴퓨터수리 직종 / 지체장애(중증) / 대전광역시

2002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는 지인을 통해 대전으로 오게 되었다. 막상 대전에 와보니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다. 허름한 단칸방에서 홀로 지내면서 컴퓨터를 수리 하고 판매하는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회사 생활을 하는 과정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생활 반경이 그리 넓지도 않았고 그 좁은 환경에서도 매번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살았다.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인생에서 처음 겪는지라 업무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막상 일을 하다 보면 속이 상하는 일들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참고 또 참았다. 내가 여기서 포기 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묵묵히 일에 매진했다.

하루는 컴퓨터 수리를 나갔다가 기능경기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국내 처음으로 개최된 경기에 출전하게 되었다. 처음엔 별다른 생각 없이 다른 분들과 친밀도를 높이고, 내 실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동상, 은상 수상을 시작으로 매년 출전을 거듭하다보니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체계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끝에 금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다. 기능경기대회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도전의식과 자신감이 많이 생겨났다.

지금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내 앞에 주어진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예전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나아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비장애인들의 시각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 주면 타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이에게는 복이 온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말 그대로 자기 자신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노력한다.

건축제도CAD 직종에 도전하는 고태욱 선수.ⓒ고용노동부

■장애인을 위한 건축물을 만들고 싶은 꿈 키우다

고태욱(남) / 건축제도CAD 직종 / 지체장애 / 경상남도

경남 통영에서 3형제 중 둘째로 자라던 중 7살 때 고관절 괴사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밝은 성격과 부모님,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차츰 현실에 적응해 나갔다. 지금까지 크게 불편함 없이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 도와가며 활기차고 명랑하게 생활하고 있다.

창원대학교 졸업 후 SK주유소에서 총무로 14년 동안 근무했다. 그런데 주유소가 매각이 되면서 폐업하게 되었고 실업기간 동안 다른 공부를 하던 도중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에서 건축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건축과에 가고 싶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던 차였다. 어릴 적 꿈이었던 건축에 대해 배워보고자 늦은 나이에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 입학했다.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기초부터 설계까지 상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건축이라는 어릴 적 꿈에 도전할 수 있게 만든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곳에서 건축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포토샵 등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훗날 취업 후 회사에서 업무를 해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생님 두 분 덕분에 6월에 있었던 지방장애인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금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냈다. 건축제도 CAD 직종에서 금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두 선생님들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장애인경기대회에서도 여태껏 해온 대로 꾸준히 노력하여 후회 없는 성적을 내고 싶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건축에 대해 공부하여 장애인에게 불편함 없는 건축물을 건축하는 건축전문가로 거듭나고 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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