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울산 과학대학교, 전하체육센터,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가구제작 직종 등 정규직종 20개, 시범직종 11개, 레저 및 생활기능직종 9개 등 총 40개 직종에 전국 17개 시‧도 대표선수 418명이 참가한다. 이중 이색 참가선수 3명을 소개한다.

PCB설계 직종에 도전하는 전남도 대표 선수 천대광씨.ⓒ한국장애인고용공단

■“축구로 키운 자신감 갖고 입상하렵니다.”=PCB설계 직종에 참가하는 천대광(지적2급, 지체5급)씨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하지에 장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에게 발달장애 중 하나인 지적장애까지 찾아온 것.

복합장애를 껴안고 학창시절을 보내는 일은 그에게 너무 가혹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힘들었고 장애라는 현실을 버티기에는 너무 어렸다.

다행히 이모부의 추천으로 목포소림고등학교 특수학급에 입학하고 우연한 기회에 축구를 시작하면서 그의 성격은 긍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친구들과 어울리며 소극적인 자신을 극복할 수 있었다. 장애인 축구 도지사배에 참가해 우승까지 했고 자신감까지 키운 그는 2017년 전남직업능력개발원에 입학했다.

그에게 전자분야는 새로운 충격이었고 특히, PCB설계에 매력을 느낀 그는 전국 제일의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1년간의 노력 끝에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참가한 최선을 다한 결과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누리고 이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도대표 선수로 출전하게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의 우승자처럼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자가 되고 싶습니다. 도전하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처럼 축구에 이어 이제는 PCB설계라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통해 멋진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그림 직종에 도전하는 인천대표선수 최태웅씨.ⓒ한국장애인고용공단

■"즐기는 마음으로 그리다보면 세계적인 구족화가로“= 그림 직종에 도전하는 최태웅(뇌병변1급)는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연탄가스를 맡아 뇌성마비 장애를 판정받았다.

병원에서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이는 돌잔치에서 돌잡이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운동신경마비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집에서 누워만 있었던 그를 밖으로 끌어낸 것은 글쓰기였다. 어려서부터 꿈인 화가를 주제로 쓴 시 ‘내가 화가가 된다면‘을 시작으로 솟대문학에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혹독한 훈련과 최 씨 자신의 불굴의 의지가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했다. 솟대문학은 장애인문학 전문지로 2015년 재정난에 폐간됐다가 2017년에 솟대평론으로 창간됐다.

그러나 집안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개인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시설과 센터를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꿈과 멀어지는 듯 했다.

“이렇게 살다가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에서 경인자립센터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곳에서 운영하는 체험 홈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족과 상의 없이 직접 결정하고 선택한 일이었다.

미술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몸도 가누지 못하는 최 씨에게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어릴 적 꿈인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물감과 붓, 스케치북이 주어졌다. 감격에 겨워 며칠을 울었다고 그때를 회상하는 최 씨에게 그림은 기쁨 그 자체였다.

너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다보니 전국장애인경기대회까지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참가하는데 의미를 두고 즐겁게 대회에 참가하다보니 즐기는 사람을 이기기는 힘들다는 말처럼 결과가 좋았다.

지금 그의 꿈은 기능경기대회 수상에 그치지 않고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구족화가가 되는 것이다. 목숨과 같은 그림을 평생 그리기 위해 인터넷으로 그림을 공유하며 주변과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처음에는 지인들만 찾아오더니 요즘은 접속자가 1만여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생전 처음 연 그림 전시회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관공서와 연계해 모두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계획을 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공자가 말한 ‘즐기는 사람’이었다.

자전거조립 직종에 출전하는 충남 대표 선수 강문환씨.ⓒ한국장애인고용공단

■“아버지 대를 이어 최고의 선수까지”=자전거조립 직종에 도전하는 강문환(지체3급)씨는 자전거 판매점을 하셨던 아버지의 대를 이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손재주가 좋아 중학교 때부터 시계수리를 시작했다. 작은 기계가 째깍 째깍 기능을 발휘할 때의 기쁨은 어린 소년에게 성취감 그 이상이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려서부터 기술 하나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시계수리를 시작으로 강 씨는 오토바이 수리를 45년간 해왔다. 어릴 때 보던 것이 자전거이고 아버지가 조립하시고 수리하는 것을 지켜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계에서 오토바이로 영역을 확대시켜나갔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면서 자신의 장기인 자전거조립에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고 좋은 성적도 거둘 수 있었다. 자전거를 조립하면서 대를 이어 아버지가 해 오신 일을 한다는 자부심도 갖게 되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자전거도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고 고급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기술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고 기술을 적용시켜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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