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4 청년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한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에이블뉴스

“어려움은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2살 때 소아마비, 가난한 시골집에서 태어났지만, 저는 세상을 비관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돌아올 것입니다.”

이채필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은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4 청년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토크콘서트 희망충전’에 강연자로 나서 취업을 앞둔 장애인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줬다. 이날 콘서트는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주최했다.

이 이사장은 장애계에서 꽤나 유명한 인사다. 장애당사자로서 행정고시에 합격, 1982년부터 32년간 고용노동부에서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제3대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지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장애인고용 사무관으로 재직당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들어있는 장애인고용법률을 처음으로 시행해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기관들에 대해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도록 애썼다. 특히 심신장애자, 불구자로 쓰이던 당시 ‘장애인’이라는 용어를 법률에 처음으로 적용하기도 했으며, 명단공표제도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른바 ‘개천에서 용났다’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에 대해 사람들은 “평탄한 인생을 살아왔겠구나”라고 생각했겠지만, 이 이사장은 어릴 때부터 힘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왔다.

이 이사장은 “태어난 곳은 울산 울주지역이고, 마을 모두 합쳐서 10가구 안팎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야말로 외딴마을에서 아주 어렵게 살아왔다”며 “산골에 살다보니 정부에서 보급해주던 소아마비 예방주사 보급이 안 되서 못 맞았다. 그래서 2살때부터 두 다리가 소아마비로 인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주변에서는 부모가 죽고나면 형제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쟤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생각을 했을꺼다. 스스로도 짐이 될까봐 마음이 아팠다. 주변에서 자립할 수 있을까 라고 걱정하던 그런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항상 짐이 됐던 이 이사장의 인생이 바뀐건 한약 약재를 다리던 신문지 속에서 검정고시 기사를 보면서다.

“나도 검정고시를 보면 같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눈이 번쩍 뜨였고, 결국 합격했다. 이후 영남대학교 행정학과를 진학, 행정고시까지 합격하는 쾌재를 낳았다.

이 이사장은 “고용노동부에서 32년간 일하면서 사무관 초창기에 중동에 있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부당하게 내고 있던 사회보험료를 협상을 통해 환불까지 일궈냈다. 진학위주로 직업세계를 몰랐던 청소년들을 위한 잡월드 등 여러 가지의 일을 해왔다”며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서도 장애인고용법률을 시행하며, 의무고용제도, 명단공표제도를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에게 이른바 ‘멘붕’으로 다가온 경험도 존재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정부부처가 지정한 신체검사를 하면서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쪽다리만 소아마빈줄 알았는데 두쪽 다 소아마비 라는 결과가 나온 것.

이에 의사는 소견서에 “육체적 중노동이 힘들것으로 사료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육체적 중노동 외에 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다른 시각으로 반문했고, 이 의견으로 신체검사를 합격했다.

이 이사장은 “두 다리 모두 소아마비인줄 알았다면 행정고시에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약점을 몰랐기 때문에 용감하게 도전하지 않았나 싶다. 도전하기 전에 너무 많은 걱정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도전의 여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스토리는 스팩을 이긴다라는 말이 있듯이 남과는 다른 나만의 특별함으로 도전해야 한다”며 “문제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접근한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서도 모두가 같은 붕어빵 스펙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함을 만들어서 취업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17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4 청년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한 토크콘서트’.ⓒ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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