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취업박람회에서 한 장애인이 면접을 보는 모습.ⓒ에이블뉴스D.B.

2월 졸업시즌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과 상반기 취업시장. 피 튀기는 스펙경쟁에서 장애인 구직자들도 피땀 흘리고 있다. 이에 장애인 구직자가 취업 준비 시 알아둬야할 요령들을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대외협력팀 조호근 팀장의 조언을 받아 정리했다.

■내가 다닐 회사부터 찾기=구인구직 홈페이지에 꽉꽉 차있는 정보. 이 중 ‘나에 맞는 회사는 어디 있을까’ 고민하는 장애인구직자들 많다.

검증된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걱정할 필요 없지만, 90%이상의 장애인 구직자들이 50미만 사업장을 선택하는 만큼 꼼꼼히 회사를 살피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일단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습득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노리는 허위 구인광고, 사기 등의 피해사례가 있는 만큼,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의 정보부터 살펴야 한다.

특히, 장애인들을 위해 물건을 판다는 이른바 ‘짝퉁’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사례에 따르면 장애인들을 위해 물건을 팔고, 수익금이 쓰여진다는 문구로 현혹한 뒤, 물건을 보내지 않는 등의 사기수법이 다양하다. 이는 장애인 인식만 떨어뜨리는 사업장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잘 알려진 기업일수록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알수 있지만, 소규모 회사는 정보가 많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각 지사에 문의하는 방법이 있다.

회사명과 이 회사에 지원하려한다는 함께 밝히며,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냐고 문의하면 답변받을 수 있다. 알 수 있는 정보로는 임금가 체불되지 않았는지, 일하는 장애인들의 급여정도 등이다.

가장 주의해야하는 부분은 대우를 강조하며 현혹시키는 사업장이다. 최저임금을 밑도는 임금을 주로 받는 장애인 특성상, 주5일제, 연봉 2000만원 이상을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대우만 강조한 채, 회사에서 일하는 인원 등 그 이상의 정보를 절대 밝히지 않는다면 의심해봐야한다.

■내가 내미는 첫 이력서=내가 원하는 회사를 선택했다, 다음해야 할 것은 서류작성이다. 50미만 사업장은 주로 서류전형, 면접전형으로 이뤄지는 만큼 서류작성은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

먼저 이력서의 경우, 재직1개월, 3개월 등 자잘한 경력을 많이 쓰면 좋지 않다. 적어도 6개월 이상 경력을 기입해줘야 사업주로부터 신뢰감을 얻을 수 있다. 경력이 여러개라면 6개월 미만은 과감히 삭제하는 게 좋다.

오탈자도 잘 봐야 한다. 이력서에서 오탈자가 나오면 대기업의 경우 휴지통으로 바로 직행하는 만큼, 신경써야 한다.

구직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면서 크게 간과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 스펙경쟁이 치열한 취업시장에 동영상, 그래픽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50미만 사업장에서는 그렇게 큰 부분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

단, 유년시절, 학창시절 등을 자세하게 나열하는 정형화된 부분은 피하는 게 좋다. 인사담당자들은 구직자들의 유년시절이나 학창시절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만큼, 현재의 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 구직자인만큼, 장애만을 부각시키려는 구직자도 더러 있지만, 이는 잘못된 방식이다. 장애 때문에 힘들다가 아닌, 장애가 있지만 이겨나가는 과정을 쓰면 좋다. 예를 들면, ‘지체장애 2급으로 목발을 짚고 다니지만, 차가 있어서 교통에 문제가 없다. 생활하면서 장애 때문에 게으르다던지 약속을 늦는다던지 그런 일은 없었다’ 등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저는 재활훈련을 받을 때 오후4시까지 한번도 늦거나 빠진적이 없다’ 등 성실하다는 표현을 장애와 대입해서 장애를 이겨나가는 과정과, 성실한 성격 두 가지를 함께 돋보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단추, 면접=‘따르릉, 땡땡땡씨 서류통과하셨습니다. 면접보러 오세요.’ 대망의 면접날,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럴수록 면접에 대한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

먼저 옷차림이다. 장애인 구직자는 옷을 마음대로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됐다. 옷가지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깔끔한 정장차림이 가장 보기 좋다.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최대한 깔끔한 모습으로 단정하는 게 좋다.

또한 면접 20분전에 도착해 대기장소에 대기하면서 대답을 구상하거나, 가져온 자료를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게 좋다.

특히 장애인 구직자의 경우, 유형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방법도 다르다.

뇌병변 장애인은 언어문제에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인사담당자도 그 부분을 감안하고 면접을 보려하지만 실질적으로 면접이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에 서면으로 입사 동기 등을 준비해오는 것도 좋은 센스다.

청각장애의 경우는 간혹 메신저를 이용해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고, 통역사, 모니터를 통해 확인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회사가 감안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지원자가 준비해야할 부분은 없다.

시각장애인은 미리 면접장소를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거나, 하루 전날 찾아와 보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의 경우, 시각장애인만 고용하는 곳이 많아 따로 준비할 부분은 없다.

취업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면접요령은 ‘스토리텔러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저는 열정적입니다. 저는 성실합니다” 같은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하면서 자신을 뽑아달라고 한다.

반면 스토리텔러는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하나의 이미지나 동영상을 떠올리게끔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저는 열정적입니다”라는 말 대신, “새벽시장 팔딱거리는 고등어의 심장처럼,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의 심장처럼 제 심장도 펄떡펄떡 뛰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비유법이나 명언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사람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마음 즉 삼심이 필요합니다. 첫째 초심입니다. 면접보고 있는 지금의 초심을 잊지 않겠습니다. 둘째 열심입니다.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만들어 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뒷심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과정이 있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라는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입사 그 후…=꿈에 그리던 회사에 취직했다. 처음 보는 장애인 동료들과 나와 다른 비장애인 동료들이 가득한 가운데,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물론 처음에는 서로 다 어색할 수 밖에 없다. 비장애인 입장에서는 ‘말 걸어서 실례아닐까, 싫어하지 않을까’라며 더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이에 비장애인이 말을 걸어주기 전에 장애인이 먼저 말을 거는 게 좋다.

처음에는 어색하니 인사부터 시작하면, 어느순간부터 동료들과 마음을 나눌수 있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를 잘한다면 먼저 가서 봐주는 등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이를 대화의 통로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장애인 구직자가 가장 착각하는 것 중 하나, 장애인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금물이다. 장애 때문에 혹여나 입사에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다른 비장애인동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물론 느릴 수 있다. 느리지만 시간을 더 활용하거나, 집으로 가져와서 일을 더 하는 등 그 이상을 해내야 한다. 계속 쳐지게 된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도 말짱꽝이 된다. 적어도 ‘장애인 못하는데 괜히 뽑았어’라는 말은 안 듣도록 해야 한다.

능력을 발휘해서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고용주도 열심히 앞으로 장애인을 더 고용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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