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물어본적 없다’ 피켓을 들고 있는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박현철 센터장. ⓒ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은 시설에서 정해준대로 먹고 자는 사람이 아니라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라 말하지만, 탈시설은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같이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탈시설을 경험한 발달장애인 16명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국회를 향해 다른 이들이 아닌 발달장애인 당사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탈시설 및 자립을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등 9개 장애인단체가 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최한 ‘발달장애인의 시설 탈출’ 기자회견에서다.

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시설 탈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피플퍼스터서울센터 문석영 활동가. ⓒ에이블뉴스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 따르면 2020년 보건복지부 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장애인시설에는 2만 9,000여명이 약 20세부터 시설에 들어가 평균 20년간 거주한다. 특히 이중 10명 중 8명은 발달장애인이다.

하지만 국회 등에서 장애인 탈시설에 대해 논의할 때 시설 거주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저는 태어난 지 4개월만인 1992년 시설에 입소해 2017년에 자립했습니다. 시설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단체생활이었습니다. 내 공간도, 옷도, 선택권도 없는 곳에서 저는 잘못하지도 않은 일로 혼나고 맞기도 했습니다. 제가 시설에서 나온 이유는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들과 살아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탈시설할 때 부모님이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잘못되거나 위험해질까봐서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탈시설할 때 내 의사와 상관없이 시설에 넣은, 나를 키워주지도 않은 분들의 동의가 왜 필요한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우려와 다르게 저는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며, 내 공간, 내 옷, 내 취미, 내 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피플퍼스트서울센터 문석영 활동가)

‘당사자 없는 탈시설 국정감사 이제 발달장애인이 말할 차례’ 피켓. ⓒ에이블뉴스

특히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 국회에 탈시설과 자립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장애인 탈시설지원법을 보장해 주십시오. 장애인들도 지역사회에서 사회구성원으로 살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주세요.”

“두번째로 노동권을 보장해 주세요. 제가 탈시설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해보았지만, 현재 공공일자리를 다니며 재미도 있고 돈도 벌고 참 좋습니다. 이 일자리를 더 많이 늘려서 다른 장애인들도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발달장애인 당사자 장동학 씨)

“시설과 그룹홈에서 생활할 때는 언제나 통제와 규칙에 얽매여야 했습니다. 구박도 많이 당했습니다. 하지만 자립한 지금, 저는 너무나도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돈도 모으고, 적금과 청약을 들고, 내 삶을 내가 결정하기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도 사람입니다. 자유롭게 내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탈시설하는 장애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해주십시오. 발달장애인을 더 이상 시설에 가두지 말고 좋은 집에서 자립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현아 동료지원가)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등 9개 장애인단체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시설 탈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피플퍼스터서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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