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에이블뉴스DB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이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를 통해 언론이 장애 차별적 표현이 남발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깜깜이’란 어떤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하는 행위 또는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표현이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한때 방역 당국에서도 사용했지만, 지난 2020년 8월 정례 브리핑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깜깜이 감염’과 관련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차별적 표현임을 지적하고 그 의견을 받아들여 ‘감염경로 불명’ 등의 용어로 대체하겠다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언론은 여전히 ‘깜깜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장애가 있음을 ‘장애를 앓다’로 표현하거나 이외에도 ‘눈먼 돈’, ‘절름발이 행정’, ‘정신분열적 행태’와 같은 표현을 무시 또는 비판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장애 차별적 언사를 남발하고 있다.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시행한 온라인혐오표현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오프라인 실생활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장소 1위가 방송매체로 56.4% 과반을 넘는다.

혐오표현 발생․심화원인을 살펴보면 ‘언론의 보도 태도’ 때문이라는 비율이 2019년 72.3%에서 2021년 79.2%로 상승했고, 49.6%인 과반이 ‘언론이 혐오 표현을 확대․조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또한 국민들이 생각하는 혐오차별 대응 정책 중 1위의 방안이 바로 ‘정치인, 언론이 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자제해야한다’로 90.3%를 차지한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시정권고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시정권고 심의기준 제10조의2에서는 장애 등을 이유로 편견적 또는 경멸적 표현을 삼가야하며 보도과정에서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예지 의원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시정권고소위원회 결과에서 장애 차별적 표현으로 시정권고를 받은 사안은 한 건도 없다.

또한 시정권고소위원회에 상정되기 이전에 심의원의 모니터링과 실무진 회의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장애 차별적 표현을 모니터링한 건수는 전체 1만 4068건의 0.1%인 17건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시정권고소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김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는 모니터링 또는 심의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심의원들에게 교육하는 등 심의원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시정권고소위원회가 사회적 법익을 침해당한 이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구성되도록 노력해야한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2021년도에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한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이용자 4명 중 1명이 소셜미디어에서 혐오 표현을 자주 접한다고 답변했고, 혐오 표현 접촉 여부로만 따지면 70%가 넘는 결과가 조사되었다.

또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20년도 감염증 보도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연구에서 ‘깜깜이 환자’라는 용어가 차별적 혐오표현임을 인정한 바 있으며, 2019년도에는 예비 언론인 또는 신입기자들에게 교육을 통해 혐오 및 차별적 표현과 대체표현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인터뷰 내용이 담긴 혐오보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와같은 연구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있지 않은 상황을 문제삼으며, 국민 세금으로 17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서 국내외 언론인 연수를 진행하는데 이런 문제가 지속되고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2008년 우리나라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였지만, 지난 9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발표한 최종견해를 보면 사회와 언론에서 장애인의 존엄성, 능력, 권리에 대한 인식제고 캠페인이 부족하고 정치권과 소셜미디어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태도, 부정적인 고정관념, 편견, 반복적인 증오 및 비하 표현이 지속되고 있음에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2011년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은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표현에 주의하고, 장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등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장애 차별적 표현을 의식 없이 보도하고, 주요 정치인들이 차별적 표현을 사용할 때 비판하는 것이 아닌 단순 중계식 보도로 저널리즘 가치를 외면한 채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국내외적으로 약속한 장애인의 인권 보장을 위해, 언론의 저널리즘 신뢰 강화를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와 언론진흥재단은 무분별한 장애 차별적 표현의 남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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