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니, 이웃에 도움 요청할 사람들이 없어요. 나 혼자 힘으로 해야지. 요청한다고 그래서 도와줄 사람이 있겠어요? 저 혼자 다 하죠. 저 혼자 다해요. 누가 도와주는 사람 없어요. 다 해요, 내가…”

서울시는 서울복지재단과 함께 ‘고위험 장애인가족 지원방안 연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장애인 가족의 위기도 및 위험요인 인식조사, 장애인가족 면접조사, 현장종사자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여 10대 생활영역(안전, 건강, 경제, 일상생활, 주거 등) 위기도 수준, 고위험군 장애인 가구의 유형과 특성 등을 정리했다.

조사결과 양부모 중에서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 장애가 있는 ‘장애부모 가구’, ‘장애자녀를 홀로 키우는 ‘한부모 가구’, ‘저소득 가구’ 등은 그렇지 않은 장애인가구에 비해서 생활영역 전반에서 위기도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장애인가족 당사자와 현장종사자들은 고위험 장애인가족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취약한 구조의 가족형태 ▲경제적 생활고 ▲도전적 행동 등에 따른 과도한 돌봄 부담 ▲가족돌봄자의 건강문제 ▲가족의 폐쇄성과 사회적 지지체계의 열악성 ▲급여 및 서비스의 진입장벽 등을 꼽았다.

일례로 장애자녀를 홀로 돌보는 한부모의 경우 자녀를 맡길 곳이나 돌봐줄 사람이 없는 관계로 경제활동이 어려워 생계곤란을 겪게 되고, 본인이 몸이 아파도 적절한 휴식을 취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났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특히 한부모 가구나 조손가구처럼 홀로 돌봄 부담을 짊어진 가족의 경우 보호자가 확진되거나 몸이 아플 때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돌봄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발달장애 자녀나 손자녀를 둔 가족의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외부활동을 통한 욕구불만 표출이 어려워지면서 도전적 행동이 증가하여 돌봄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돌봄자의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족돌봄자의 36.7%가 우울‧불안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35%가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린 적이 있거나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의 주된 원인으로는 ‘돌봄 스트레스’(75.5%), ‘경제적 문제’(68.6%), ‘우울‧불안’(66.5%)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애인 가족은 시간적·체력적 여력이 없어 주변 사람과의 연락 및 만남이 쉽지 않아 대인관계가 소원해지고, 결국 외부와의 교류가 거의 없거나 완전히 단절된 생활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도출되었다.

연구를 총괄 담당한 서울시복지재단 김현승 연구위원은 “고위험 장애인가구가 안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돌봄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한부모 장애인가구’처럼 가족구조의 취약성이 장애자녀의 돌봄, 부모의 건강문제, 경제적 압박, 사회적 관계 등에 연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생활전반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가족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위험 장애인가구를 표적화한 세심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위험 장애인가구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확대, 176개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을 통한 고위험 장애인가구 파악 및 지원 ▲25개 자치구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을 통한 맞춤형 돌봄 지원 강화 ▲돌봄가족 휴가제, 발달장애인 가족휴식지원 지원 대상자 확대를 통한 가족부담 경감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고위험 가족에 대한 돌봄부담 경감을 위한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 확대, 사회서비스원 장애인 돌봄인력 규모 확대를 통하여 돌봄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며, 25개 자치구 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고위험 장애인 가족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가족별 특성에 맞는 긴급돌봄(일상돌봄, 방학돌봄) 실시, 장애인 가족 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가족의 삶을 밀접하게 지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구종원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서울시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위험 장애인 가구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며 장애인 가족 삶의 질을 높이는 안심 도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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