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16차 삭발 투쟁 결의식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가 어머니의 헌신으로 초등학교를 마칠 수 있었던 것처럼,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과 헌신 속 이뤄진 장애인 권리를 통해 저는 늦은 나이에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모든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진석 활동가)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진석 활동가와 노들장애인야학교 김명학·천성호 교장, 노들장애인 야학 김탄진 학생,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종광 집행위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규식 대표는 20일 서울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7-1)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16차 삭발 투쟁에 나섰다.

김진석 활동가는 두 살이 되던 해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돼 장애인이 됐다.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아들이 적어도 한글은 깨우치게 하기 위해 당시 장애인 편의시설이라고는 전혀 없던 초등학교를 매일같이 업어 등하교를 시켰다. 비록 중·고등학교는 다니지 못했지만, 한글을 깨우치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활동가는 “이후 비록 늦은 나이지만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르고, 현재는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나의 목표와 꿈을 이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먼저 어머니와 가족들의 헌신이다. 그 헌신 속에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장애인들의 처절한 투쟁 속 이뤄진 장애인 권리 덕분이다. 나는 시설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야학에 가고, 학교도 가고,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중증장애인인 내가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난 20여 년간을 투쟁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모든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기를 원한다.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16차 삭발 투쟁에 나선 노들장애인야학교 천성호 교장(왼쪽)과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진석 활동가(오른쪽). ⓒ에이블뉴스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종광 집행위원은 “경북은 장애인 이동권이 처참하다. 지하철은 없고 저상버스와 장애인 콜택시는 매우 부족하다. 매일 아침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20분 넘게 전화를 해도 접수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장애인의 최소한의 이동조차 가로막고 있는 사회는 장애인의 존재를 철저히 지우고 있는 것”이라며 “왜 우리를 지우고 배제하는가. 당연한 권리를 권리로서 보장받고 배우고, 이동하고 사람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은 이정도면 되지 않았냐고, 장애인이 살기 좋아지지 않았냐고 이야기를 한다. 아니다. 누구나 누려야할 행복한 삶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박탈당하고 있다.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장애인의 당연하고 정당한 권리를 당장 보장하라”고 외쳤다.

노들장애인야학교 김명학 교장은 “우리는 20년 동안 장애인 이동권을 외쳤지만, 오늘도 이 자리에서 이동권을 외치고 있다.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단지 이동권이 아닌 노동, 교육과 연결된 생존권이다”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 없는 복지는 말뿐이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16차 삭발 투쟁 결의식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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