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3호선 경복경역 승강장(7-1)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1차 삭발 투쟁에 동참한(사진 왼쪽부터)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경호 집행위원장과 이영봉 집행위원장, 정기열 소장. ⓒ에이블뉴스

“대한민국 정부가 바뀌어도, 정치권이 바뀌어도 우리는 20년 이상 장애인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한결같이 외쳤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정치권은, 언론은 우리의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해 왔습니다. 우리는 장애인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외칠 것입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경기장차연) 정기열 소장이 13일 서울 3호선 경복경역 승강장(7-1)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11차 삭발 투쟁에 동참했다.

정기열 소장은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애인이 살고 있는 지역임에도 저상버스는 15%만 운영되고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도 31개 시군마다 운영 기준이 달라서 바로 옆 인근 지역조차 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다른 지역에 갈 수 있다고 해도 1주일 전 예약이 필요하며 이 또한 목적 제한이라는 규정 때문에 병원에 진료 목적 외에는 가지 못하고, 급한 용무나 지인을 만날 때도 그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이 있는지 알아보고 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것.

13일 서울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7-1)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1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 연대한 단체들 모습.ⓒ에이블뉴스

정기열 소장은 “장애인 이동권은 특혜가 아니다. 우리는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이동의 자유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나는 이러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오늘 삭발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장애인들은 우리의 시위와 요구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들이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다며 욕하고 소리 지르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권리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다. 함께 이 권리를 외쳐준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권리를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서울 3호선 경복경역 승강장(7-1)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1차 삭발 투쟁에 동참한(사진 왼쪽부터)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경호 집행위원장과 이영봉 집행위원장, 정기열 소장. ⓒ에이블뉴스

이날 정기열 소장과 함께 삭발 투쟁에 동참한 경기장차연 이영봉 집행위원장과 이경호 집행위원장도 20년 동안의 노력에도 여전히 차별받는 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이영봉 집행위원장은 “장애인들은 기나긴 투쟁의 역사에서 지하철 승강기, 저상버스, 특별교통수단 등을 만들어왔다. 이러한 변화가 단지 장애인만을 위한 변화는 아니다”"면서 “하지만 2022년 현재 대중교통에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여전히 대중에서 배제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준석 당대표를 향해서 “정당의 당대표라면 우리의 시위가 비문명적, 비합법적이라 비난하기 전에 왜 우리가 이러한 시위를 이어나가는지 그 원인을 논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대한민국의 비문명적 현실이 문제인지, 비문명적 시위를 하는 우리가 문제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비문명적 사회가 문제라면 문명적 사회가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며, 비문명적 시위가 문제라면 장애인과 배제된 사람들이 모두 문명인이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경호 집행위원장은 “머리는 금방 자라지만, 우리의 권리는 그렇지 못하다. 장애운동을 시작한지 14년이 지났다. 온 힘을 다해 싸워왔지만, 공중파에서는 우리를 외면해 왔다”며, “최근 장애인 이동권이 이슈가 되고 있다. 여태 우리 사회는 서서히 바뀌었지만 앞으로는 대폭적으로 변화되고 사람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13일 서울 3호선 경복경역 승강장(7-1)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1차 삭발 투쟁 결의식.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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