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5일 오후 4시 시청역 1~2호선 환승통로에 천막 농성을 설치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들이 장애인 이동권과 탈시설 등 장애인의 권리를 외면하는 서울시를 규탄하고, 책임을 다하라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시 지하철 모든 역사에 승강기 100% 설치, 저상버스 100% 도입 등 장애인 이동권 권리 보장과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 연내 제정을 약속했음에도 이행하지 않는 등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서울장차연)는 5일 오후 4시 시청역 1~2호선 환승통로에서 ‘서울시 휠체어 리프트 추락 사망사고 책임 공식 사과 및 서울시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 제정 약속 이행 촉구 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장차연에 따르면 장애인이동권연대는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촉발된 지하철 선로를 점거하고, 버스를 막으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투쟁을 이어왔다.

이러한 투쟁에 서울시는 2004년까지 모든 역사에 승강기 100% 설치, 저상버스 도입, 특별교통수단 도입을 약속했고, 2015년에는 2022년까지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100% 설치,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도입, 2017년까지 마을저상버스 도입방안 마련 등 내용이 남긴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 및 세부실천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5일 오후 4시 시청역 1~2호선 환승통로에서 ‘서울시 휠체어 리프트 추락 사망사고 책임 공식사과 및 서울시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 제정 약속 이행 촉구 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하지만 시의 이러한 약속에도 장애인 이동권 예산은 매년 예산 수립 과정에서 우선순위에 밀려나면서 본 계획에 맞는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5년 당시에도 구조상 설치에 어려움이 있는 역사에 대해서 내부구조 변경, 주변 건물·토지 매입, 신기술 도입 등 대안을 검토해 2022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신설동역과 대흥역은 올해가 돼서야 용역비가 편성됐고 까치산역은 여전히 지속검토 역사로, 설계비조차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

또한 시는 지난해 3월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탈시설을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로 명문화하는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가칭)를 연내 전국 최초로 제정, 서울시 탈시설화 정책 추진의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2021년 8월 정부에서 발표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에 따라 탈시설정책 시범사업 지자체로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스스로 천명한 탈시설 지원 조례 연내 제정 약속은 지키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21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2002년 발산역 사망사고와 천호역 중상사고, 2004년 서울역과 2006년 회기역 중상사고, 2009년 삼각지역과 2016년 동대문역 부상사고, 2017년 신길역 사망사고 등 장애인들은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사고를 겪어야 했다.

이에 서울장차연은 서울시에 지금까지 발생한 휠체어 리프트 추락사망사고와 장애인 이동권 보장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책임 있게 사과하고,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 약속을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서울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탈시설 지원조례 제정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고 있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는 리프트에 추락해서 장애인들이 중상을 입고 사망을 해도 단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면서 “오세훈 시장이 이 자리에 와서 사과하고, 약속 지킬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정민구 활동가는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은 마음 하나로 투쟁하고 있다. 서울시는 장애인을 시민으로 인정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라며, “우리는 무리한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시가 약속하고 발표한 것들을 지키라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장차연은 시청역 1~2호선 환승통로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오는 6월 1일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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