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 이용 가능 여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이 자사 웹 사이트에서 시각장애인의 이용을 고려하지 않아 설 명절에 필요한 생필품 구매, 장보기, 선물 구매, 이벤트 혜택 등 시각장애인 스스로 주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산하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이하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시각장애인의 민원 제기로 11번가, G마켓, 쿠팡, 네이버 쇼핑, 마켓컬리, 옥션, 이마트몰, 홈플러스 온라인, 롯데마트 몰, 농협몰 등 10곳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설 명절을 맞아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에서 ‘시각장애인의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 이용 가능’에 대해 실시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 이용에 중요한 요소인 로그인, 상품 검색 및 내역 확인, 상품 상세 정보 확인, 상품결제, 이벤트 확인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이용 가능 여부를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품 상세 정보에서 제공된 상품의 특징, 배송안내, 반품 정보 등 상품 구매 시 구매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수 정보를 시각장애인이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홈플러스 온라인, 마켓컬리를 제외한 8곳이 결제 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었는데, 시각장애인이 대부분 사용할 수 없어 온라인 쇼핑 이용에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왼쪽부터 11번가와 이마트몰의 설날 이벤트 제공 화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요 서비스를 보면 우선 검색 기능 이용 시 대부분 쇼핑몰에서는 검색 기능 이용 및 검색 내역 확인이 가능했다. 다만, 검색된 상품을 장바구니 버튼으로 선택하여 장바구니에 담을 경우 실행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없거나 기능이 있는 링크를 단순히 ‘링크’로 읽어주어서 용도를 알 수 없는 등 이용하기 불편한 요소들이 존재했다.

상품 상세 정보 확인 시 11번가를 제외한 모든 쇼핑 웹 사이트에서 본문 이미지의 대체텍스트(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게시된 이미지를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글이나 문구)가 제공되지 않거나 이미지의 파일명으로 제공돼 있었다.

대체텍스트가 제공되었더라도 ‘상품이미지’, ‘상품이미지입니다’로만 제공되어 있어서 설 연휴 배송안내, 소비자상담 관련 전화번호, 상품구성, 수량, 크기, 보관방법 또는 취급방법, 원재료명 및 함량(원산지정보) 등의 주요 정보들을 확인하지 못했다.

상품 결제 시 이마트몰 간편결제의 경우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위해 제공된 가상키패드에서 운용이 가능하다는 요소임을 알 수 있는 버튼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농협몰의 간편결제의 경우 버튼을 선택해도 숫자가 입력되지 않아 이용할 수 없었다. 또한 네이버 쇼핑과 쿠팡은 가상키패드 버튼의 숫자를 ‘버튼’이라고만 읽어주어서 비밀번호 입력이 불가능하여 결제를 진행할 수 없었다.

혜택·할인 등 설날 이벤트 정보를 확인한 결과 본문 내용에서 이벤트의 기간, 행사 정보(카드 할인 쿠폰 금액 등), 이용 방법 등이 이미지 형태로 제공되어 있었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체텍스트는 없거나 일부 내용만 제공하고 있었다. 때문에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정확하게 어떤 종류의 혜택이 있는지 또는 본인이 혜택 대상인지와 같은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7조 5077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실제로 온라인 쇼핑이 우리 일상생활에 있어서 필수로 자리잡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여전히 남의 얘기일 뿐인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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