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농성 100일, 변화 촉구하는 ‘걸음’
장애인권리보장법·탈시설지원법 제정 지지부진
전장연, 매일 1바퀴 100바퀴 국회 담벼락 산책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17 18:13:41
"다 같이 돌자 국회 한 바퀴. 양대법안 제정해 국회 한 바퀴.
장애인권리보장법(탈시설지원법)을 제정합시다.
장애인도 함께 살자 국회 한 바퀴. 국회의원 함께 하자 국회 한 바퀴."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여의도 농성 100일을 맞아 장애인 당사자들과 활동가들이 이같이 노래하며 국회 담벼락을 산책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지난 3월 1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장애 양대법안인 ‘
장애인권리보장법’과 ‘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한 지 100일, 법률안 제정이 지지부진하기만 한 현실에 장애인들이 양대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를 산책한 것.
장애인권리보장법은 현행 장애인복지법이 장애등급제 폐지를 비롯한 장애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한계에 따라 그동안 장애인 운동이 주장해 온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실현하기 위해 장애인복지법 전면 개정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새로운 장애에 대한 정의부터 탈시설 및 자립생활 지원체계 구축,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주거 지원, 문화향유, 건강 및 안전, 소득보장, 학대 및 인권침해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20대 총선 등에 공약으로 발표된 바 있으나 큰 진전은 없었고 지난 20대 국회에 발의됐던 3건의 법안도 이미 자동폐기된 상태다.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은 장애인이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탈시설을 지원하고 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축소·폐쇄하며, 인권침해시설을 조사해 제재하는 등 장애인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법안으로 지난해 12월 10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비롯한 여야 68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장애인 탈시설 등 자립생활 정착 조성’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지만, 현재 장애인의 탈시설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비해 독자적인 법 제정 필요성에 따라 해당 법안이 제출된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또한 법안이 발의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황이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4년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도
장애인권리보장법에 대한 입법 논의는 없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법을 제정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었던 장애인을 권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지역사회에서 통합돼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변화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은 발의는 됐지만,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지 말고 같이 살아가자는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임에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탈시설 로드맵을 만든다는 데 탈시설 용어조차 수용하지 않는 보건복지부의 모습을 보면 개탄스럽고 과연 제대로 된 로드맵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는 가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장애인 참여합시다. 이제는 이 사회를 바꿉시다. 이 마음을 담아 국회 담벼락을 100바퀴를 돌 것이다. 그때까지는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외쳤다.
전장연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천막 농성과 더불어 다시 한번 국회에 촉구한다. 시설에서, 집에서 힙겹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사회구성원으로 살고자 한다. 산책을 통해 우리에게 왜 양대법안이 소중한지 국회의원들에게 알리고 낱낱이 설명해 올해 안에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시설에서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다. 시설에서 주는 서비스를 지역사회가 주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는 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하려고 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탈시설 왜 못하는가”라며 “우리는 너무 오래 기다렸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 6월 국회에서 당장 양대법안 제정할 수 있는 논의에 착수하십시오. 양대법안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들은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담벼락을 매일 한 바퀴씩, 100일 동안 총 100바퀴를 산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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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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