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세계 자폐인의 날인 4월 2일, 자폐성 장애인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상징하는 파란색의 스카프를 맨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투쟁을 선포했다.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여전히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2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부모연대에 따르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지난 2018년 4월 2일 청와대 앞에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시작으로 두 달여간의 노숙농성, 3,000여 명의 삼보일배 등 투쟁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같은 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청와대에 초대해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면서 “오늘을 시작으로 임기 내에 더 크게 종합대책들을 확대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하라’ 피켓을 들고 있는 발달장애인 가족들. ⓒ에이블뉴스

하지만 이 종합대책은 주간활동서비스를 제도화한 것 외에는 기존의 계획을 새로운 대책인 양 포장했고 주간활동서비스도 기존의 주간활동서비스 시범사업에서 후퇴한 서비스로 제도화해 발달장애인의 의미 있는 낮활동지원은 요원하기만 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의 핵심이었던 주간활동서비스는 여전히 하루 최대 8시간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최대 급간인 월 132시간(일 6시간) 이용 시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시간 월 72시간이 삭감돼 ‘줬다뺐는’ 서비스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에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발달장애인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소득보장 등 복지서비스 확대 ▲노동권 보장 ▲교육권 보장 ▲주거권 보장 ▲문화·체육·관광 향유권 보장 등 내용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2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왼쪽부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탁미선 부회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수정 회장. ⓒ에이블뉴스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열악한 삶이 드러났고 이들은 죽음으로 몰리고 있다. 청와대의 종합지원계획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지만 상세한 세부계획 등이 부족해 변화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와 방과 후 서비스는 전체 발달장애인 중 딱 10%만 그것도 각각 4시간, 2시간만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대통령께서 필요하다고 말했던 그 대책이 이제는 예산으로, 또 계획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미래가 이 파란색처럼 환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반드시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부모연대 탁미선 부회장은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이후 우리는 달라질 세상을 꿈꿨지만 변화되지 않는 대한민국에 크게 실망하고 절망에 빠졌다. 그동안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거리에서 우리를 돌아봐달라고 소리치고 애원했지만 우리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어찌 이런 국가를 복지국가라 하겠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대통령이 우리를,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외면하고 있다”면서 “비극적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절규에 이제는 응답해야 한다. 임기 내에 종합대책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부모연대 서울지부 김수정 회장은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얼마나 더 죽어야 이 나라가 바뀌는 것인가. 우리는 하루하루 또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면서 “3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약속을 했다는 것을 잊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삶은 달라진 것이 없다. 앞으로 더 힘차게 한걸음, 한걸음 우리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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