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이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2020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 21개 장애인 관련 법 제개정과 장애인권리보장 헌법 개정을 촉구했다.ⓒ에이블뉴스

“우리는 시혜와 동정으로 장애인을 그저 보호하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 ‘장애인의 날’을 거부합니다!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의 날로 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원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장애인들의 차별철폐를 향한 열망을 꺾지 못했다. 올해로 40회를 맞은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마로니에공원 광장에 가득 모인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 소속 장애인들과 활동가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21개 장애인 관련 법 제개정과 장애인권리보장 헌법 개정을 촉구했다.

420공투단은 매년 장애인의 시혜와 동정의 대상을 취급한 ‘장애인의 날’ 기념일을,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의 사슬을 끊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바꾸기 위해 매년 투쟁을 해왔다. 올해는 총 145개 단체, 925명의 장애인권위원이 함께 했다.

특히 코로나19 재난 속에도 ▲문재인대통령과의 장애계 면담 응답 촉구 ▲21대 국회에서 21개 장애인 관련 법 제개정 노력 등을 요구했다.

앞서 420공투단 등은 총선 이전부터 21개 장애인 관련 법 제개정 관련 정책협약을 각 정당에 요청했으나,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만남에 응하지 않았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이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2020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장애인활동가가 투쟁을 외치고 있다.ⓒ에이블뉴스

이들이 요구하는 21개 장애인 권리보장 관련법안에는 문재인대통령의 장애인 공약 1호인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으로, ▲‘장애’ 개념 재정의 ▲UN장애인권리협약 기반 기본권 명시 ▲국가장애인위원회 및 각종 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다.

이와 함께 요구하는 제정법은 ▲장애인복지법을 전면개정한 ‘장애인복지서비스법’ ▲국가 탈시설 종합계획 수립 등 ‘장애인탈시설지원법’ ▲향후 10년 내 모든 장애인거주시설 폐쇄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장애인평생교육 지원 강화 ‘장애인평생교육법’ ▲주간활동지원 확대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및 사회서비스에 관한 법률’ ▲문화예술 일자리 보장 등 ‘장애인문화예술권리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이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이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2020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민중가수 임정득 씨의 공연에 발달장애인 활동가들이 무대에 올라 함께 춤을 추고 있다.ⓒ에이블뉴스

또 개정법과 관련해서는 ▲장애인소득 보장정책 강화 ‘장애인연금법’ 개정 ▲만 65세 연령제한, 본인부담금 폐지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제7조 최저임금 적용제외 삭제 ‘최저임금법’ 개정 ▲중증장애인 고용대책 강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87년 제정 헌법은 장애인차별 헌법”이라면서 장애인권리보장 헌법 개정도 함께 촉구했다. ‘신체장애자’와 ‘국가는 장애인을 보호’ 등의 시혜적 조항에서, ‘모든 장애인은 경제적‧사회적으로 독립하여 존엄하고 자립적인 삶을 영위할 권리를 가지며, 사회적‧직업적‧교육적 통합과 사회참여의 모든 기회에 접근할 권리를 가진다’ 등의 독자 조항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장혜영 당선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지난해 7월 장애등급제가 폐지됐지만 여전히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외치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거주시설폐쇄법 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장애인은 코로나19 이전,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이 언제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대한민국에서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보통의 삶을 평등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장애인들도 자신의 권리가 보장되는 삶을 위해 안전하게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당선인은 "코로나19로 비장애인들이 1,2주 자가격리하는 것도 답답해 죽겠다고, 사람같지 않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 만으로 시설에 격리되서 평생을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남들이 정해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투쟁으로 빠져나온 사람들이 바로 여기 모여있는 여러분들"이면서 "바로 여러분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 배신당하고, 여전히 차별받으면서도 우리는 모든 사람들은 존엄하고 자유롭게 살 거이라는 인권의 약속을 믿는다. 21대 국회에서 장애인의 인간다운 권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투쟁하고 승리하겠다"고 외쳤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박능후 장관이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 장애인을 배제하고 감금한 코호트격리와 같다. 예산 반영 없이 말만 하는 사기"라면서 "박능후 장관은 광화문역 농성장을 찾아 장애등급제 완전 폐지를 약속했지만, 오늘 발표에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 문재인대통령이 공약한 탈시설도 한마디도 없고 그 용어 조차도 법으로 담아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지역사회 삶을 가능하겠다고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로 원격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발달중증장애인들에게 원격교육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냐. 우리는 교육에서도 배제당하고 있다. 아무런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면서 "노동권 문제 또한 권리중심 중증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만들라고 하는데, 부담스럽다고 한다. 헌법에 노동은 권리라고 규정돼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취업시장에서 뭐하면서 살라는 것이냐. 이 거리에서 투쟁해서 반드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자"고 피력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이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2020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장애인활동가가 투쟁을 외치고 있다.ⓒ에이블뉴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이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2020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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