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국회 앞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맹 소속 중증장애인 6명이 장애인활동지원 연령제한 폐지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에이블뉴스DB

“65세가 지나면 활동지원 지원 시간이 4시간으로 줄어드는 것은 저와 같은 사지마비 척수 장애인들에게는 사형 선고와 같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며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요.”

청와대 국민청원에 ‘65세 이상 장애인활동지원 중단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12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이 청원에 25일 오후 1시 현재 1645명이 동의한 상태다.

2007년 교통사고로 척수 5~7번이 손상돼 척수장애인이 된 청원인은 “저의 삶은 천지차이로 바뀌었다. 손도 사용하지 못하는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나날”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절망의 나날들 속에서 그나마 장애인 활동지원을 통해 삶의 희망을 가졌고,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관절운동과 기립운동을 해 신청적인 건강 유지 및 지인들을 만나고, 산책, 병원 진료, 정신건강도 유지할 수 있었다. 잠잘 때 또한 3시간마다 체위변경을 해줘 장애인에게 발생되기 쉬운 욕창도 예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됐다. 65세 이상부터는 더 이상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노인장기요양법으로 전환되어 활동 보조 서비스를 하루에 4시간만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저와 같이 손도 사용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은 지원 받는 4시간외에는 그냥 집에 혼자 방치 될 수밖에 없는 제도입니다. 혼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장애인을 그냥 방치하는 건, 옛날에 나이 많은 사람을 죽으라고 내다버리는 고려장과 다를 게 없습니다.”

'65세이상 장애인활동지원 중단을 반대합니다' 국민청원 게시글.ⓒ청와대홈페이지캡쳐

현재 그는 어쩔 수 없이 하루에 13만원이라는 큰 돈을 개인 부담해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돈 없는 장애인이 언제까지 개인 부담으로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청원인은 65세 이상이면 장애여부와 상관없이 활동지원에서 노인장기요양으로 변경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시의원 분들과 면담도 해 보고 복지과 팀장님과도 여러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했다.

“시의원께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신다고 하셨지만 검토가 된다고 해도 제정되어 실행되는데 일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시간도 당장의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저에게는 너무 불안하고 암담한 긴 시간입니다.”

그는 “이젠 긴 투병 생활에 지쳐 가족들도 제 곁을 떠나가고 국가에서도 제도권 밖으로 떠밀려 이 세상에 저 혼자 남아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면서 “하루 빨리 현실에 맞지 않는 중증 장애인의 65세 이후 노인장기요양 대상자로 전환이라는 악법을 철폐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제정해 저와 같은 중증 장애인이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도록 간곡히 청원한다”고 맺었다.

한편, 문재인대통령은 지난 19일 MBC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장애인 활동 지원받는 분들이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 대상으로 전환하게 돼 다른 부분들의 보호는 좋아지지만, 장애인 활동 지원은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그 문제도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활동지원 연령 제한에 대한 문제도 해결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청원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은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3684 링크를 통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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