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용산2가동 해방촌 신흥로 108계단 중앙에 설치된 경사형 승강기. ⓒ박종태

서울 용산구 용산2가동 해방촌 신흥로 108계단 중앙에 경사형 승강기가 설치됨에 따라 7일 직접 찾아가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했다.

해방촌에 108계단은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인 1943년 일제가 전몰장병을 추모하고 승전 분위기를 억지로 띄우려고 ‘경성호국신사’를 지으며 참배 길로 만들었다. 현재 신사 자취를 감췄고 계단은 용산2가동, 후암동 주민들의 통로가 돼 왔다.

경사형 승강기는 주민의 계단 이용 불편은 물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어 먼 곳으로 돌아가 갈 수 밖에 없어 용산구가 설치, 지난달 19일 준공식을 갖고 운행 중이다.

15명이 탈 수 있으며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는 1대 탑승이 가능하다. 계단이 시작하는 지점부터 꼭대기까지 1분 만에 이동할 수 있고, 1~4층 각 층에서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승강장도 함께 조성됐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1~4층에 모두 내릴 수 있지만, 1~3층 승강장에 계단이 있고 각 집 앞에 턱이 있어 이동할 수가 없다. 이는 현재의 환경에서는 개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문했을 때 경사형 승강기 1층 입구에만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점자블록이 설치됐고, 이 위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또한 양쪽 계단 입구에 점자블록도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할 뿐만 아니라 불편을 겪는다.

특히 계단 한쪽에만 손잡이가 설치돼 있고, 여기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층수를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도 없다.

1~4층 경사형 승강기 승강장 출입문 옆 배수로 덮게는 수동휠체어의 앞바퀴가 빠질 정도로 공간이 넓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토목팀장은 “현실적으로 계단에 점자블록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계단에 점자표지판이 부착된 손잡이를 설치하고, 배수로 덮게는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방문했을 때 경사형 승강기 1층 입구에만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점자블록이 설치됐고, 이 위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박종태

설치된 경사형 승강기는 15명이 탈 수 있으며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는 1대 탑승이 가능하다. ⓒ박종태

양쪽 계단 입구에 점자블록도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할 뿐만 아니라 불편을 겪는다. 또한 계단 한쪽에만 손잡이가 설치돼 있고, 여기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층수를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도 없다. ⓒ박종태

1~4층 경사형 승강기 승강장 출입문 옆 배수로 덮게는 수동휠체어의 앞바퀴가 빠질 정도로 공간이 넓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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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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