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회원들이 국회를 향해 발달장애인 관련 예산 증액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자녀를 둔 부모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여 국회를 향해 발달장애인생애주기별종합대책 예산 증액 요구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20일 전국에서 상경한 부모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는 실질적인 발달장애인생애주기별종합대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12일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초청한 가운데 발달장애인생애주기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발달장애인을 보호하는데 범부처가 협력하고 국가와 지역사회가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 안에는 장애아전문·통합 어린이집 확대(5년간 60개소 신설), 발달장애 자녀 방과후 돌봄서비스 바우처 시행, 특수학교 23개교 이상 신설, 특수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주간활동서비스 등이 담겼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346억원만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상황. 지난해보다 260억원 이상 증액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부모연대 측의 설명이다.

이를테면 주간활동서비스의 경우 낮 시간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성인 발달장애인은 15만여명이지만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에는 단 1500명에게만 제공하도록 계획돼 있어 전체 성인발달장애인의 1%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마저도 월평균 이용시간이 하루 4시간 수준이며, 하루 8시간 이상을 필요로 하는 성인발달장애인의 실수요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즉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지원과 보호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면 이보다 2배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편성돼야 한다는 것.

실질적인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기관점거를 비롯한 강력한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게 부모연대의 계획이다. 부모연대는 지난 2016년 서울시 발달장애인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42일간 노숙농성과 삭발투쟁을 실시, 정책시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북지부 김신애 지부장(사진 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사진 우)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발달장애인생애주기별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예산은 제대로 편성되지 않았다.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 중 1%도 안되는 발달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안하면 국회가 예산을 만들어야 한다. 실질적인 예산이 만들어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모연대 경북지부 김신애 지부장은 “대통령이 국가책임제라는 말은 안했지만 종합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희망을 봤다.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낮에도 지역사회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실질적인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2017년 기준으로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22만 5000명이다. 정부 예산안 346억원을 발달장애인 수에 대입하면 1인당 15만 3000원이 돌아간다. 이 금액을 12개월로 나누면 1달에 1만원 꼴이다.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지만 편성된 예산은 1만원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죽었다. 346억원이 아니라 필요한 대상자는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면서 “한자협은 부모연대와 연대해 국회에서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1월 15일 투신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를 추모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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