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1972년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4월20일 ‘재활의 날’을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개최해 왔다.

또 20일을 전후한 약 일주일간을 ‘장애인 주간’으로 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

반면 한편에서는 4월 20일을 앞두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구성, 매년 집중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장애인수용시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3대 적폐 폐지를 촉구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이 목표다.

상반된 4월의 모습, 장애인들에게 4월은 어떤 의미일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승일 센터장.ⓒ에이블뉴스

■“4월은 속상한 달…우르르 쏟아지는 생색내기 기사”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 이승일 센터장(47세)은 한 마디로 “지X 같다”고 거친 표현을 썼다.

장애인들에게 4월은 항상 오는 달에 불과한데, 그 때 돼서야 우르르 쏟아지는 관심이 불편하다고 했다.

“기사 많이 뜨죠. 이야~ 왠일이야, 포털사이트에 장애기사가 떴네? 근데 읽어보면 생색내기죠.”

이 센터장 표현에 따르면 “만만한 휠체어 하나 갖고 써봐” 라는 식이란다. 기사의 질이 매번 나오는 이동권, 인식개선 등에 불과해 ‘생색내기’라는 것.

이 센터장은 “우리는 항상 문제제기를 해왔다. 물론 현안이 많으니 밀리는 것은 당연한데, 4월 되면 우르르 쏟아지는 관심이 씁쓸하다”면서 “3개월에 한 번씩 정례적으로 심층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지난 2일 발달장애인 부모 209명이 청와대 앞에서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와 관련 “그렇게 청와대 앞에서 목소리를 안내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며 “그나마도 안하면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의 존재를 인지도 하지 않는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에 그는 언론이 ‘4월’에 너무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당부했다. “4월20일 때 돼서 관심 말고, 특집 다루듯이 정기적으로, 분기도 좋고, 반기도 좋고. 자연스럽게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이블뉴스

■“4월은 아름다운 계절…자연스러운 관심 즐기자”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58세)은 1987년 장애를 입고, 1988년 4월, 장애인으로서 첫 봄을 맞았다.

병원 생활을 마친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었다.

“막연히 두렵고 무서웠어요. 세상은 화사한데, 내가 장애를 안고 이 세상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꽃이 안보이고 내눈에는 가을처럼 보였어요.”

그렇게 30년이 지난 2018년 4월. 50대 후반에 접어든 이 사무총장에게 4월은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특정한 날에 집중적으로 관심 받는 것에 너무 반감이 있었지만, 또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니까 우리사회가 한번이라도 장애인을 생각하게 되지 않냐. 자연스럽게 관심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30년전 나처럼 그 누군가에겐 4월이 잔인할거다. 나처럼 아름다운 봄을 느낄 수 있게 우리사회가 많이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4월 20일을 뺀 나머지 364일을 ‘장애인의 날’로 만드는 것은 당사자의 몫임을 조언하기도 했다.

“당사자들이 이 사회를 역동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각자의 역할에서 장애운동을 하고, 직장에서, 사회에서 스스로 사랍답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면 4월이 아니라도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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