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 규탄 기자회견. 지역에서 상경한 장애인 활동가와 활동보조인들이 정부를 향해 비리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대규모 거주시설인 대구시립희망원을 최악의 시설로 규정, 정부를 향해 비리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중단을 요구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은 1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 최우수 복지시설로 선정된 대구시립희망원에서 2년 8개월 간 129명의 장애인이 죽었다. 유례없는 인권유린과 생존권 말살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문제의 거주시설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 시행해 지원을 중단해야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자연이 비리시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꺼내든 것은 최근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때문이다. 매번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인권침해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가 실태조사, 전원조치를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개선이 없는 만큼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

대구시립희망원은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6차례에 걸쳐 우수시설로 선정된 사회복지시설이다. 2006년에는 최우수 사회복지시설로 뽑혀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언론의 보도에 의해 거주인을 상대로 한 강제노동, 폭행, 갈취, 비리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실정. 이와 관련 지난 8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또한 대구시립희망원은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쳐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를 받았고, 9월에는 국민의당이 진상조사단의 현장방문조사를 받은 바 있다. 현재는 인권위의 3차 조사와 대구시의 특별감사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와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성은 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는 "정부는 거주시설의 인권침해 문제가 나오면 실태조사와 전원조치를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면서 "거주시설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문제의 시설에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고 문을 닫게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은 "지금도 어느 시설에서는 장애인 동료들이 얻어 터지고 상한음식을 먹고 말도 안되는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을 것이다. 더이상 내버려 두면 안된다"면서 "정부와 국회에 간곡히 부탁한다. 시설예산을 삭감하고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주거, 의료, 고용 지원 예산을 편성해달라"고 촉구했다.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성은 소장은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시설에서 발생하는 인권유린은 우리 대에서 끊어내야 한다. 우리 후세대로 넘기면 안된다"면서 "시설유린을 끊어낼 혜안을 모으고 실천목표를 구체화해서 싸워나가자. 장애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시설과 싸움에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에서 상경한 한자연 소속 활동가와 활동보조인 150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정부의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삭감을 촉구하는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출발해 이룸센터를 거친 후 새누리당 당사와 민주당 당사를 방문, 다시 이룸센터로 돌아왔다.

새누리당 당사로 행진을 하고 있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소속 회원들. 회원들이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죽은 장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무명영정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최악의 시설이 최우수 시설이라니?' 대구시립희망원을 비판하는 피켓을 든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소속 회원. ⓒ에이블뉴스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숨진 장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무영영정을 들고 있는 장애인.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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