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탈시설 자립생활정책 촉구 및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요청 기자회견'. ⓒ에이블뉴스

남원 희망의집 폭행사건 등 최근 장애인시설의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장애인단체가 해결 방안으로 탈시설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고,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10개 단체는 광화문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끊임없는 시설문제에 대해 복지부는 탈시설·자립생활정책으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제시한 탈시설·자립생활정책은 복지부 탈시설 로드맵 마련·5개년 계획 수립, 복지부 장애인정책국 내 탈시설 자립전환과 설치, 탈시설 정착금 제도화, 장애인자립생활주택 전환 체계 마련으로 구성됐다.

발바닥행동에 따르면 최근 장애인거주시설에서는 장애인 인권침해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 거주시설 의문사 사건, 보조금·장애수당을 횡령하고 장애인을 폭행한 인강원 사건, 수년간 거주인들의 성추행이 발생한 마리스타의 집 사건, 최근 CCTV를 통해 거주인에 대한 종사자의 폭행이 들어난 남원 평화의 집 사건 등.

장애인거주시설의 인권침해문제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사건 하나하나에 대한 책임과 대응, 피해자들에 대한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국무회의를 통해 장애인 시설에서 반복되는 인권침해와 비리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지만 중앙정부와 복지부의 시설인권침해 대응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가 장애인 인권침해 시설의 즉각적인 폐쇄조치와 더불어 장애인거주시설의 예산을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인프라 형성을 위해 투입하는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왼쪽부터)원주귀래사랑의집 대책위원회 김강원 활동가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조아라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원주귀래사랑의집 대책위원회 김강원 활동가는 "이 시설에서는 학대가 밥 먹듯이 일어났다. 학대를 피해 도망쳤다가 잡히면 물고문 등 보복을 당했다. 여기서만 6명의 발달장애 아동이 죽었으나, 원장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오늘은 원장이 3년 6개월 동안 징역 살고 나오는 날이다. 징역을 사는 동안 마리스타의 집 사건, 인강원 사건, 남원 평화의 집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탈시설 자립생활정책이라는 근본적인 정책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 이제는 국가가 (주거시설 중심의 장애인정책을)탈시설 자립생활 정책으로 전면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바닥행동 조아라 활동가는 "인강원 사건을 보면 좋은 시설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년 복지부에 탈시설 자립생활정책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했지만 매년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장애인거주 중심의 시설정책은 그만하고 탈시설 자립생활정책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21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은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요청서와 탈시설 자립생활정책 요구안을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에 팩스로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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