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문화제'. ⓒ에이블뉴스

전국의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2년 전 홀로 방안에 있다가 화재로 숨진 고 송국현을 추모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은 1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장애인 등 15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420장애인차별철폐문화제'를 개최했다.

문화제는 고 송국현 추모 행사의 성격으로 진행됐다. 민중가수 지민주씨와 평화캠프합창단은 노래로 그를 기렸다. 지씨는 "송국현씨는 생전 제가 알던 분이다. 추모를 하는 장소에서 그를 만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고인의 생애를 소개하는 영상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상영됐다. 전소된 집과 병상에 누워있는 송국현, 그의 죽음은 장애등급제에 의한 것이라는 활동가의 발언이 이어졌고 고인과 교류를 했던 참여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420공투단에 따르면 2014년 4월 13일 오전 11시 고인의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활동보조인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화재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4일 만에 급성폐렴 등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화재 시 대피하거나 구조요청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장애가 중했으나, 당시 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었다.

죽음을 접한 장애인들은 분노했다. 결의대회, 복지부장관 집 앞 시위 등을 통해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 제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은 3급장애인으로까지 확대됐다.

이 자리에서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희정 활동가는 "송국현은 시설에서 27년동안 살다가 우리센터의 체험홈으로 오면서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강단도 있고 유머가 있는 사람이었다"면서 "활동보조서비스만 제공됐다면 죽지 않고 우리와 여기에 함께 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송국현이 숨지고 우리들은 당시 복지부 장관 집에 찾아가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면서 "장애등급제에 의해 숨졌지만 복지부로부터 '유감'이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사과를 받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고 술회했다.

서울시청 광장에 차려진 송국현의 분향소. ⓒ에이블뉴스

평화캠프 합창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송국현의 추모영상을 보던 한 장애인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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