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원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성폭력 가해 용의자 엄벌 촉구’ 기자회견. ⓒ박종태

“지적장애여성의 영혼을 파괴시킨 성폭행 가해 용의자들을 엄벌에 처해 주십시오.”

안성시 지역장애인성폭행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안성공대위)는 9일 오전 11시 수원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촉구했다.

이는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가 지난달 25일 지적장애 여성 B(23세, 여)씨를 수년 간 성폭행 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안성지역 전직 버스운전기사 4명을 기소의견으로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에 송치함에 따라 불구속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구속 수사는 물론 법의 엄준한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인 것.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인 B씨를 2011년까지 1~3차례 씩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성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의 웃음 뒤에 가려 짐승의 모습을 보지 못한 순수했던 여학생을 무참히 짓밟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유린하고 농락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서 세상 밖으로 터져 나왔다”면서“가해용의자들은 장애가 있는지 몰랐다고 하는 등 자신들이 마치 피해자인양 코스프레를 해대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가해용의자의 불구속수사진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외출을 할 때마다 조력인 및 가족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면서 “어디서 마주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모자로 얼굴을 가린 체 세상을 향해 두려운 발걸음을 한발 한발 떼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특히 “다시는 사람의 영혼을 마구 짓밟지 못하게 (사법기관이) 가해용의자를 엄벌해 주길 바란다”면서“대책위는 피해여성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모두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경기지소 최진태 사무국장(사진 좌)과 수원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경숙 소장(우)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 촉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종태

수원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경숙 소장은 “피해 지적장애여성은 성폭행으로 인한 고통이 이루 말 할 수 없는 상태로 죽을 때까지 계속 된다”면서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해자들에게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경기지소 최진태 사무국장도 “성폭행 문제로 기자회견 자리에 설 때마다 문제가 반복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장애인들이 맘 놓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법기관이)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안성공대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수원지검 평택지청으로 이동해 사건담당 검사에게 온·오프라인을 통해 1666명의 서명을 받은 ‘가해자 엄벌촉구 시민 서명 명단’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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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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