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장애인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가 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에게 승차권을 보이며 항의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제22회 세계 장애인의 날(12월 3일)’을 앞두고 장애인들이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고속버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일 오후 3시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승강장에서 장애인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이동편의증진법)’ 개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편의증진법에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지만 광역버스, 공항버스, 농어촌버스, 마을버스 등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따라서 시내저상버스 100% 도입, 시외·고속버스의 저상버스 등 도입 의무 명시, 특별교통수단 광역단위 이동지원센터 설치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아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이 차별 없이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우). ⓒ에이블뉴스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은 “지난 추석 이곳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오늘도 똑같은 이유로 여기에 와서 이야기 하고 있다”며 “장애인이 버스를 타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어 “휠체어 탄 장애인이 버스를 못타는 것은 단순히 기술이 없어서, 도로가 없어서가 아니다. 예산의 문제인데 지금까지 아무도 그러한 대책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대표는 “독일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저상 고속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방법이 없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이다. 마음이 없으니까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법, 법, 법’하면서 법치국가를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승차권을 산 우리가 왜 고속버스를 타지 못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상임대표는 또한 “국토교통부 상임위에서 올린 저상형 고속버스 운행 시범사업 예산 16억원도 내년 예산에 반영되는 것이 불확실하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 자리에 나와서 우리와 함께 이야기하고 대안을 만들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장애인들은 미리 예매해둔 버스표를 들고, 고속버스에 탑승하려 했지만 휠체어리프트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이후 고속버스를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밤샘 점거 농성을 벌인 뒤 오는 2일 오후 3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장애인활동가 등과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이동편의증진법 개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 아침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1일 열린 '장애인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한 장애인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1일 열린 '장애인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 현장. 고속버스 유리창에 외국의 다양한 저상버스 소개물이 붙어있다. ⓒ에이블뉴스

1일 열린 '장애인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들이 '고속버스 시외버스 장애인 접근권 보장하라', '장애인도 시회버스를 타고 싶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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