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2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개최한 교황 꽃동네 방문 취소 촉구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교황이 가야할 곳이 장애인을 격리하고 삶을 억압하는 시설일 수는 없습니다.”

장애인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회복지시설 음성 꽃동네 방문일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2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주한교황청대사관에 전달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를 대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규모 수용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시설 밖으로 나오기를 희망하는 장애인들의 바람과 탈 시설 흐름에 맞지 않다는 이유다.

교황은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를 격려하고,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을 위해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방한하며, 이 기간 중인 8월 16일 음성 꽃동네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탈시설공동행동 박홍구 공동대표는 “이미 10년 전부터 장애인들은 탈시설, 자립생활을 얘기해 왔다”면서 “취임이후 진보적인 발언과 행보로 많은 이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는 교황이 꽃동네를 방문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황이 우리나라로 와서 정말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면서 “장애인들의 의견에 관심과 지지를 표명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꽃동네에서 수년 동안 거주하다 지금은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당사자들도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 철회의 목소리를 높였다.

16년간 거주하다 3년 전 도움을 받아 자립한 박현(32세, 뇌병변1급)씨는 “기본적인 교육도 개인생활도 없는 그런 곳에 교황이 왜 방문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생각만으로도 지긋지긋하지만 꽃동네가 절대 좋은 곳이 아니란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6년간 거주했던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배덕민(48세, 뇌병변1급) 회장은 “꽃동네가 한방에 8명에서 12명까지 몰아넣고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없는 그런 곳”이라면서 “교황이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알고 꽃동네 방문을 취소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서울시탈시설공동행동 박홍구 공동대표가 여는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16년간 꽃동네에 거주하다 3년 전 도움을 받아 자립한 박현 씨가 교황의 방문일정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배덕민 회장은 "교황이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알고 꽃동네 방문을 취소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이 '프란치스코 교황님, 꽃동네 방문을 취소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주한교황청대사관 김연근 행정총책부장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