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오름극장 입구 계단에 손잡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물기가 묻으면 미끄럽고, 빛이 반사돼 저시력 장애인의 눈을 부시게 하는 스테인리스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8일 개관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내 달오름극장의 장애인 편의가 부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점검됐다.

이번 리모델링으로 완만했던 관람석의 경사도를 높였고, 관람석 수도 기존 402석에서 512석으로 105석 늘어났다. 특히 1층의 장애인관람석은 5석에서 6석으로 1석이 추가됐다.

하지만 장애인관람석의 위치가 1층의 맨 뒤쪽에 있어 관람하기 불편한 것으로 보였다. 설치 장소를 출입구 및 피난통로에서 접근하기 쉬운 위치로만 규정한 현행 법령에 따른 것인데, 이 같은 규정에 대해 장애인들은 관람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불편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공연장 중 관람하기 가장 좋은 위치의 ‘최적관람석’에 ‘장애인관람석’을 설치하도록 조례를 제정해서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극장 좌측에 남성, 우측에 여성으로 설치됐는데, 살펴보면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하지만 내부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이 따랐다.

공통적으로 내부의 공간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세면대의 용변기 방향 손잡이가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없는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이 힘들다. 비상호출버튼과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고,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손을 닦고 말리는데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핸드드라이어기 대신 페이퍼 타올 휴지가 설치됐다. 휴지걸이의 경우에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점자표지판,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그렇지만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된 곳을 찾아 볼 수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 중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내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점자블록과 손잡이가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극장 입구도 문제였다. 계단에 손잡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물기가 묻으면 미끄럽고, 빛이 반사돼 저시력 장애인의 눈을 부시게 하는 스테인리스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선 앞에 조그마한 장애인마트가 그려져 있어 찾기 쉽고, 주차단속도 편리하다. 하지만 주차표지판에는 법정용어인 ‘장애인’이 아닌 ‘장애우’라는 문구가 있고, ‘주차가능’이나 ‘주차불가’ 표지가 발급되는 현실에서 모든 장애인차량이 주차가능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장애인자동차표지’라는 문구가 있어 ‘주차가능’으로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이 밖에도 리모델링을 통해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15인승)가 됨에 따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의 극장 접근이 용이하다.

국립극장 시설담당자는 “장애인관람석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점자블록, 계단 손잡이 점자표지판,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세면대 손잡이 등 불편한 사항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전경. ⓒ박종태

달오름극장 옆에 설치된 15인승 엘리베이터. ⓒ박종태

리모델링한 달오름극장 내부. ⓒ박종태

장애인관람석은 1층 맨 뒤에 설치돼 있다. 관람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가 아니다. ⓒ박종태

내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점자블록과 손잡이가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이 없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공간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세면대의 용변기 방향 손잡이가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없는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다. 또한 비상호출버튼과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고,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손을 닦고 말리는데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핸드드라이어기 대신 페이퍼 타올 휴지가 설치됐다.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박종태

주차표지판에는 법정용어인 ‘장애인’이 아닌 ‘장애우’라는 문구가 있고, ‘주차가능’이나 ‘주차불가’ 표지가 발급되는 현실에서 모든 장애인차량이 주차가능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장애인자동차표지’라는 문구가 있어 ‘주차가능’으로 교체해야 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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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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