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지적장애 3급인 여중생을 집단 강간한 고등학생 16명 중 한명이 성균관대학교에 ‘봉사왕’으로 수시전형에 합격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사건이 있었다.

특히 범죄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학급임원 임명, 8개의 수상, 추천서를 써줬던 교사들의 행적이 함께 밝혀져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업무방해로 고발된 해당 교사들을 따끔하게 혼내지 않고 ‘그럴 수 있다’로 손을 들어줬던 대전지방검찰청 채석현 검사가 있었다는 것. 결국 채 검사는 성폭력 사건 피해 생존자의 권리를 침해한 ‘걸림돌’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최근 이 같은 성폭력 사건의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피해생존자의 인권을 보장하는데 기여한 디딤돌 7건, 권리를 침해한 6건, 특별상 2건을 선정했다.

먼저 디딤돌의 경우, 10년전 벌어졌던 여성 지적장애인의 성폭력 사건을 끊임없이 파헤친 제주동부경찰서 강력2팀 최재호 팀장이 선정됐다.

해당 사건은 임대아파트 내 지적장애인들을 1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 가해를 한 사건으로, 10년이 지났고, 피해자의 지적능력의 한계가 있어 사건화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 팀장은 장애인성폭력상담소와 함께 피해자의 심층 상담을 통해 아파트 내 다른 피해자를 발견해 피해자 7명, 가해자 7명이라는 묻어뒀던 사건을 밝히는데 일조했다.

또한 공소시효가 넘었다는 검사의 기각에도 불구하고 법리해석을 하면서 끝까지 소재를 추적해 구속수사를 요청하는 끈기를 보였으며, 열악한 피해자를 위해 성금을 모으는 등 지적여성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함께 아픔을 같이했다.

반면, 불명예인 걸림돌 수상에는 대전지방검찰청 채석현 검사가 선정됐다. 채 검사는 지난 2012년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성균관대 ‘봉사왕’ 사건과 관련, 업무방해로 고발된 교사들을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지적 장애인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이 아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고등학교의 추천을 받아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한 사건으로 죄질이 매우 안 좋은 사건이었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해야 하는 교육자가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까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사법당국 조차 ‘그럴 수 있다’식의 무사안일주의를 채택했다는 것이 걸림돌의 선정 이유.

또한 지적장애 2급 여중생을 학교 선배가 강간한 사건을 두고, 피해자의 지적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서로 사귀기로 한 사이’로 불기소 처분한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이규원 검사도 함께 걸림돌로 뽑혔다.

특별상 수상에는 장애인에 대한 시설 관리자의 성폭력 가해를 신변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고발한 자림복지재단 직원 7명이 선정됐다.

2012년 전주에 위치한 자림복지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7명은 시설 여성거주인들 중에 성폭력 피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고발했다.

이는 시설에서 발생되는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경우 종사자들이 묵인, 은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성폭력을 알린 직원들의 행동을 매우 용감하다고 평가한 결과다.

한편, 선정된 디딤돌, 걸림돌, 특별상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1시 대전 계룡스파텔 대강당에서 열리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총회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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