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은 김원숙씨. ⓒ박종태

볼라드(차량 진입용 억제 말뚝)로 인한 사고 책임을 놓고 안산시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김원숙(여, 59세, 시각장애1급, 인천 부평구)씨가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방법원 민사항소1부는 30일 항소심에서 “원고(김씨)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면서 “김 씨에게 253만2400원을 지급하고 재판비용은 원고가 25%, 나머지는 피고(안산시)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30일 직장 인근인 안산시 단원구 고잔1동 소재 진로할인마트 앞 횡단보도와 인도의 경계 부분에 설치된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완관절부 원위요골 선상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 볼라드는 높이 50cm로 낮고, 재질도 단단한 화강암으로 돼 있었다.

이에 같은 해 8월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임을 주장하며, 안산시를 상대로 1050여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2월 패소 판결을 받았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항소했다.

이날 일부 승소 판결은 볼라드가 통상 갖춰야 할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설치 및 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지자체의 피해 보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실로암IL센터 관계자는 “판결에 만족하진 못하지만 일부승소를 해 매우 기쁘다”면서 “이번 판결로 전국의 지자체가 지역 내에 잘 못 설치된 볼라드 개선에 나서 시각장애인들이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상의 후 항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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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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