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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본 이용자와 활동보조인간 ‘갈등’

딸 내외 김장 좀 담가줘 VS 업무범위 모호 ‘그만’

활동보조인 함부로 대해…장애인 부정적 인식으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7-25 16:26:22
활동보조서비스 이용자인 중증장애인과 활동보조인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으로 인해 골이 깊어지는 일들이 다소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닐 것이다.

2009년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제공기관 운영 매뉴얼에 게재된 사례를 보면 이용자와 활동보조인간 갈등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의 갈등은 현 시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제공기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사례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 제공받은 시간 이상으로 바우처를 인정해 주는 경우

#서00씨(지체 1급·58세)는 독거장애인 여성으로 홀로 사는 외로움에 활동보조인이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좋았다. 이에 활동보조인이 그저 앉아 있다가 가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2~3시간을 함께 있다 가더라도 4시간으로 결제 해주었다.

또한 활동보조인이 시간이 있다고 하면 오후 11시까지도 함께 보냈고, 사용 시간의 2~3시간을 더 결재해 주는 것을 반복하게 됐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


장애인 이용자는 자신이 받게 된 바우처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지 못하고 활동보조인들이 실제로 일한 시간에 비해 과도한 시간을 활동보조인에게 책정해 주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활동보조인들이 다른 장애인 이용자에게도 이러한 요청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거나, 올바르게 사용하는 장애인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이용자와 무관한 내용, 활동보조 업무를 벗어난 내용을 요청하는 경우

#박00씨(지체 1급·여)는 하지마비 척수장애인으로 주로 활동보조인으로부터 가사지원을 받아왔다. 오랫동안 활동보조인이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모두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지내왔다.

시간이 흘러 박씨의 딸은 시집을 가게 됐고, 박씨는 활동보조인에게 딸 내외의 김장까지 담아줄 것을 요구했다. 활동보조인은 업무범위가 모호해지면서 감정적으로 힘들게 됐고,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됐다.


활동보조서비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장애인 이용자는 활동보조인을 마치 자신이 함부로 부려도 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비용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출가한 아들이나 딸의 가족을 위한 밑반찬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가구 재배치·수리 등 터무니없는 일까지 요청을 하는 사례가 있다.

장애인 이용자 가족과의 갈등

#손00씨(뇌병변장애 1급)는 다소 예민한 성격으로 익숙한 사람의 손길 외에는 많은 불편을 느낀다. 이 때문에 손씨는 노모로부터 직접 지원받기를 희망했고, 활동보조인에는 노모를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로 인해 활동보조인은 노모로부터 설거지, 빨래, 청소 등의 업무를 지시받아 처리했다. 하지만 거의 파출부와 다를 바 없었다.

더욱이 노모는 미안함 마음인지 “식당에서 일하는 것보다 쉽죠?”, “우리 집 일은 앉아서 놀고먹는 일인데…” 등 표현했다. 하지만 활동보조인은 오히려 파출부, 식당잡부와 비교하는 말로 들려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일을 그만뒀다. 이후에도 10명 이상의 활동보조인이 교체됐다.

코디네이터는 노모에게 이 같은 활동보조인의 불편함을 설명했으나, 오히려 자신들을 무시한다면서 미안해서 위로한다고 한 말을 그렇게 오해하는 못된 사람이라면서 오히려 활동보조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해 갈등이 악화됐다.


활동보조지원을 받는 장애인 이용자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이 가정이다 보니, 장애인 이용자에게 직접 필요한 부분을 업무로 하기보다 장애인 이용자 가족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경우 가족간 갈등으로 이어진다.

활동보조인은 이용자를 지원하는 업무로 알고 왔지만, 정작 이용자가 아닌 가족을 지원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됨으로써, 활동보조라는 직업에 보람과 매력을 느끼고 이 일에 종사하고자 했던 많은 활동보조인들이 이직을 고려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인관계 기술의 부족으로 인한 갈등

#엄00씨(시각 1급·남)는 그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기를 당했고, 이로 인해 활동보조인을 지나치게 의심, 잦은 활동보조인의 교체와 함께 활동보조인과의 갈등이 다수 발생했다.

추운 한겨울 문밖에서 1시간 이상 활동보조인을 대기하게 하고, 활동보조인이 가사활동을 하는 동안 조용하면 "일하는 척하고 실제는 앉아서 놀고 있다", "놀면서 돈을 받아 간다"며 화를 냈다.

또한 우유를 잘못 데워서 덩어리가 생긴 것에 대해 "세숫비누를 잘라서 넣은 것이다"며 의심해 사례관리자가 직접 현장에 찾아와 우유 덩어리임을 확인시켜야 하는 일도 생겼다.

결국 참지 못한 활동보조인은 활동보조업무를 종결했고, "활동보조서비스를 받는 장애이용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장애인 이용자들은 처음 가정에 방문한 낮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몰라 무시하는 태도와 반말 등으로 활동보조인에게 모욕감을 주기도 한다.

기계적으로 업무만 시키고 심리적 정서적 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 등 다양한 대인관계의 문제가 발생한다.

대인관계 기술의 부족으로 인한 감정적 손상에 의한 갈등이 발생하게 되면 활동보조라는 일을 그만두게 되거나, 최악에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하게 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장기적으로 사회 속에서 일반인(비장애인)에게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문제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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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석 기자 (wege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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