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청원서에 지장을 찍는 중증장애인 활동가 모습.ⓒ에이블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장애인활동지원예산 대폭 증액을 결정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반대로 물거품 될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임채민 복지부장관이 장애인단체 대표와 가진 면담에서 변화된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현실화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1일 복지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예산 증액을 반대하는 복지부를 향해 규탄하며, 다시한번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최근 잇따른 중증장애인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에 대해 복지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활동보조 24시간 제공 등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국회에 제출된 내년 장애인활동지원 예산 3214억원에 1000억원을 추가로 증액할 것을 촉구해 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시급성을 인정, 요구에 호응했다. 지난 20일 열린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최중증 독거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에 소요되는 약 800억원을 포함, 올해 예산(3099억원) 대비 50%인 약 1500억원 증액을 결정했다.

너무나 환영할 일이지만 큰 난항에 빠졌다. 바로 복지부의 완강한 반대로 이후 국회 예결위와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여전히 올해 예산보다 3.7% 증액된 3024억원 편성을 고집하고 있어 예산 증액이 물거품 될 위기에 빠진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정책실장은 “20일 예산 증액 결정이 났지만 복지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물거품 될 우려가 크다. 복지부는 계속 119벨 설치만을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답답한 실정”이라며 “이전 탈시설 초기정착금도 국회까지 갔었지만 복지부의 반대로 물거품 된 적이 있어서 이번만은 꼭 예산을 지켜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날 임채민 복지부 장관과 1시간 가량 면담을 진행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참담한 표정으로 ‘복지부의 의지가 부족하단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을 뿐’이었음을 토로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복지부 장관과 아주 넓은 회의실에서 1시간정도 이야기 했다. 이정도 밖에 말할 게 없다. 중증장애인들의 죽음에 그저 장관은 ‘안타깝다’란 말 뿐이었다”며 “치매노인 등 많은 계층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의 문제를 생각해달라고 한다더라. 그렇게 고려하다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언제까지 사람이 죽어가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예산을 꼭 지켜달라고 복지부 장관에게 강조했다. 답은 노력하겠다고 하더라”라며 “중증장애인들의 죽음은 꼭 복지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예산을 지킬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장연은 이날 하루 24시간 활동보조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지장을 찍은 청원서를 작성했다. 총 26명의 지장이 담긴 청원서는 오는 23일 예결위 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활동보조 24시간을 요구하는 장애인 모습.ⓒ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1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예산 증액을 반대하는 복지부를 향해 규탄했다.ⓒ에이블뉴스

23일 예결위에 전달할 26명의 지장이 담긴 청원서.ⓒ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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