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장애인도서관이 마련돼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전경. ⓒ박종태

장애인을 위한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지난달 24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 내 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를 폐지하고, 이를 확대·개편해 만들어진 것으로 7층 건물인 국립장애인도서관 본관 2층에 있다. 여기에는 대체자료센터, 지원협력과, 자료개발과, 전시실 등이 있으며 1층에 마련된 '장애인정보누리터'와 연계된다.

장애인정보누리터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일대일 대면 낭독실과 수화·화면해설 자료를 읽을 수 있는 영상실,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책을 읽다가 책장을 넘기기 힘들 때 리모컨을 사용해서 책장을 넘길 수 있는 보조기기 등이 갖춰져 있다.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독서나 학습을 할 수 있는 쾌적한 학습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장애인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은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2층 장애인도서관과 1층 장애인정보누리터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잘 설치됐다.

반면 장애인도서관 층에 마련된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각각 마련돼 있어 성별이 가족 등 활동보조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없는 접이식이다.

2층 장애인화장실 내부를 살펴보면 남녀 공통으로 출입문이 좁아 전동휠체어·스쿠터가 겨우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상태였다. 세면대,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뒤에 등받이는 없었던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세면대의 경우 장애인화장실 바깥(비장애인화장실)에 설치돼 있는데, 손잡이가 없어서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사용하다가 넘어질 위험이 있다.

장애인정보누리터가 있는 1층에는 남녀장애인화장실이 비장애인화장실과 분리돼 마련됐다. 그렇지만 여성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접이식, 남성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주름칸막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이 힘들었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세면대 및 용변기 손잡이가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으로 설치돼 있어 공간을 더욱 넓게 사용할 수 있었던 반면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뒤에 등받이가 없었다.

비장애인화장실의 장애인 편의도 문제다. 1·2층 남성비장애인화장실에는 한곳의 소변기 양 옆에 손잡이가 잘 설치됐다. 하지만 소변기가 높아 간혹 휠체어장애인이 사용할 수도 있는데, 불가능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과 그 밑에 점자블록이 잘 설치됐다.

1·2층에 각각 설치된 반구형 점자안내판을 살펴보면 먼저 2층의 경우 그 앞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 찾을 수 없었다. 여기에 점자안내판 안에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안내기, 직원호출버튼도 보이지 않았다.

1층의 경우 2층의 상황과 같았고, 다른 것은 출입문 밖에 있어야할 점자안내판이 내부에 설치됐다는 점이다.

1·2층 계단의 경우에는 점자블록 설치 상태는 문제가 없었던 반면 각층을 알려주는 핸드레일(계단 손잡이) 점자표지판이 없었다.

이와 관련 국립중앙도서관 담당자는 "장애인단체의 자문을 받아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했다"고 설명하며 "예산을 세워 장애인들이 불편해하는 편의시설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2층 장애인도서관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이고, 입구에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반구형 점자안내판이 설치됐다. 그렇지만 점자안내판 앞에 점자블록이 없다. ⓒ박종태

2층 남여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가족 등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박종태

2층 남여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2층 남여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내부가 좁을 뿐만 아니라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뒤에 등받이가 없다. ⓒ박종태

장애인정보누리터가 마련된 1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남녀로 구분돼 잘 설치됐다. 물론 비장애인화장실과 따로 설치됐다. ⓒ박종태

1층 여성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이 힘들다. ⓒ박종태

1층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세면대 및 용변기 손잡이를 가동식으로 설치해서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으나 용변기 뒤에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1층 남성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주름칸막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사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1층 남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에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