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오웬 케인(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시대가 달라졌다. 달라진 시대는 많은 장애 기기를 탄생 시켰고 일반 기기들도 장애인들에게 편리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장애 전용 기기들은 가격에 관계없이 정부에서 보험처리가 가능하나, 일반 기기들은 장애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기기라는 점 때문에 보험 처리가 되지를 않아 장애인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컴퓨터나 태블릿 등이다. 특히 아이패드 등 태블릿의 경우 휴대가 간단하고 장애인이 쓰기 편한 앱들이 있어 어느 기기보다 요긴하게 쓰인다. 그런데도 장애 기기로 만들어 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처리가 되지 않아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장애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2010년에 뉴욕 타임스에 기사화 된 오웬 케인의 경우다. 동영상으로 제작된 이 비디오는 이미 2년 전에 만들어진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아직도 뉴욕 타임스 장애인 섹션 전면에서 내려지지 않고 있다.

오웬 케인은 2002년 아주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다. 생후 8주 갑자기 팔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달려갔더니 의사는 청천벽력 진단을 내렸다. 척추근위측증. 진단 보다 무서운 건 시한부 생명이라는 것이다. 2년. 의사 말대로라면 2004년 어느 달 쯤 그는 세상에서 명을 달리했어야 했다. 그러나 부모의 지독히 헌신적인 노력은 초등학생 나이까지도 끄떡없이 살아있게 만들었다. 비록 몸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의 부모는 몸은 물론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 오웬을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목숨을 살려 내었고, 컴퓨터를 이용해 소통을 하려 했으나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치료차 집을 찾아온 간호원 알리사 마카니가 가지고 온 남자 친구의 아이패드를 본 오웬이 반색을 한다. 그가 손장난을 하는 것을 보고 엄마 엘렌은 마침내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맞벌이를 해도 생활이 빠듯한 그네들의 살림은 선듯 몇 백달러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저 간호원이 가지고 오는 것만 만지고 놀 뿐이었다.

그러던 중 소식을 들은 할머니가 6백 달러 상당의 아이패드를 선물했다. 두 부부는 이 기기를 통해 오웬과 소통이 가능해 졌다. 그네들은 이를 통해 아이에게 글 쓰는 법을 가르치고 수학을 가르쳤다.

두 부부는 어떻게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찾는다. 그러나 그네들이 찾아 낸 앱들은 하나에 200달러에 이르는 고가품들이어서 쉽게 구입하기가 어렵다.

오웬에게 있어서 아이패드와 앱들은 지체 장애인의 휠체어만큼이나 절실한 의료 용품이다. 그러나 수 만달러에 이르는 휠체어는 보험처리가 되지만 몇 백달러짜리 아이패드는 보험처리가 되지를 않는다.

엄마 엘렌 골드스테인은 커가는 오웬에게 앱을 이용해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해 애가 탄다. 어서 보험처리가 되어야 할 텐데...

언어병리 치료사 위스턴 쳉은 ‘일부 장애인에게 있어서 아이페드 등 모빌 디바이스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보험 회사들도 이제 마음을 열고 장애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0년 메사추세스 민주당 하원의원 에드워드 마케이는 미국 최초로 모바일 기기를 장애 보험에 추가해야 한다며 법률안으로 상정했고 같은 해 10월 8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모바일 기기가 장애인에게 보험처리 되는 것은 요원하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오웬(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아이패드를 들고 아들과 소통하고 있는 엘렌(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아이패드를 통해 산수를 배우고 있는 오웬(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장애인에게 모바일 기기를 보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윈스턴 쳉(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엄마와 함께 외출 중인 오웬(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아이패드를 만지고 있는 오웬(출처: 뉴욕 타임스 동영상 캡처). ⓒ샘

* 샘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전 미상원 장애인국 인턴을 지냈다. 현재 TEC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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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지체장애인으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사회학과를 졸업, 미국 탐 하킨 상원의원 장애국 인턴을 역임했다. 또한 서울장애인체육회 워싱턴 통신원, 서울복지재단 워싱턴 통신원,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했다. 출간한 수필집 ‘사랑, 그 빛나는 조각들’은 1992년 올해의 우수도서로 선정됐으며, 2009년에는 워싱턴 문학 수필부문 가작에 당선됐다. 각종 미국 장애인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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