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가 1일 오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 농아인 권리보장촉구대회’를 개최해 농아인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사회적인 장벽으로부터의 투쟁을 선포했다.ⓒ에이블뉴스

오는 3일 농아인의 날을 앞두고, 교육 등 사회생활의 전 영역에서 소외되고 차별받고 살아온 전국 35만명의 농아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농아인협회가 1일 오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 농아인 권리보장촉구대회’를 개최해 농아인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사회적인 장벽으로부터의 투쟁을 선포한 것. 농아인들은 그동안 고통받아온 울분을 함성대신 꽹과리와 호루라기 소리로 터뜨렸다.

청각장애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장애로 타 장애보다 경증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정책 수립의 과정이나 서비스의 제공 과정에서 농아인의 요구·제안사항이 반영되지 않는 등, 농아인에 대한 인권 증진이나 복지 제도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날 협회는 ▲언어선택권 보장 ▲농학생 학습권 보장 ▲방송접근권 및 정보취득권 보장 ▲노동권 및 생존권 보장 ▲참정권 보장 ▲문화향유권 보장 등 총 6개의 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수화를 사용하는 농아인은 장애극복에 실패한 농아인으로 치부하는,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의사소통 등 사회생활의 전 영역에서 소외되고 차별받으며 살아왔다”며 “우리의 권리를 회복하고 나아가 차별을 고착시켜 왔던 법률과 정책, 사회적인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에이블뉴스

협회 변승일 회장은 “농아인들은 가족, 형제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화통역사는 주중에만 제공이 돼서 주말이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며 “의료진들도 수화를 통해 직접 우리의 고통을 전달받고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 회장은 “국내에서도 모자라 외국에 나갈때도 공항에 영상전화기가 없어 시각장애인과 같은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농아인들이 모든 사회생활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협회 손원재 중앙이사는 “케이블방송에 출연하는 청각장애인 디자이너가 비장애인들과 경쟁하는 것이 자랑스러웠는데, 비장애인으로 키우고픈 부모의 교육으로 수화가 아닌 구화를 사용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여전히 수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와 달라진게 없다는 것에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 중앙이사는 “농아인 학생은 수화통역사 교사가 없어서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그 아이가 커서 직장에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여전히 이방인 행세를 당하고 있다”며 “농아인은 듣지못할 뿐이지 무능력한 사람이 아니다. 농아인들의 기본 권리 의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평택 애바다농학교 권오일 교장은 비장애인 뿐만 아니라 같은 장애인 내에서 조차 청각장애인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권 교장은 “지난 달 일본으로 농아인들이 탁구대회를 나갔는데 정부에서는 선수들에게 10원도 제공한 바 없다. 지체장애인들에게만 편중된 지원을 농아인들에게도 평등히 제공해야 한다”며 “100M 달리기 경주에 농아인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족쇄를 차고 출발선에 선 것과 같다. 농아인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협회는 촉구대회를 시작으로 100일 전국 릴레이 1인 시위, 촛불집회 등을 진행하며 끊임없이 농아인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투쟁할 계획이다.

촉구대회에 참여한 농아인들.ⓒ에이블뉴스

촉구대회에 참여한 농아인들.ⓒ에이블뉴스

촉구대회에 참여한 농아인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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