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목동점. ⓒ박종태

휠체어장애인 윤영준씨(남)는 지난 25일 서울 목동 현대백화점을 찾았다가 어이없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보니 비장애인 남녀화장실과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있었는데 남성장애인화장실이 없었던 것.

경추 중증장애인인 그는 보호자가 소변 줄을 일일이 빼주어야 한다. 소변을 빼내지 못하면 몸에서 열이 나고, 오열이 발생을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급한 상황이라 현대백화점 목동본관 1층 여성화장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설치된 여성장애인화장실을 이용했다. 주위 시선의 창피함을 무릅쓰고, 어머니가 소변을 처리해 줬다.

그는 “화가 나서 현대백화점 본사에 항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불친절 했고, 대수롭게 않게 생각했다”면서 “현대백화점 목동지점장의 사과를 요청해도 묵묵부답이었고, 본사의 전화를 받은 목동지점의 직원이 마지못해 사과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대백화점 목동본관은 7층 건물로 2층∼6층까지 여성화장실 입구 옆에 여성장애인화장실 있다. 하지만 1층의 여성장애인화장실만 여성화장실 입구와 조금 떨어져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특히 마련된 여성장애인화장실의 ‘장애인 편의시설’ 마저도 형편없는 수준으로, 휠체어장애인 등의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화장실 입구의 통로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힘들었다. 1층의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좁았다.

1층∼6층의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공통적인 문제는 비상호출버튼이 없고, 용변기에는 손으로 돌려 사용하는 위생 변기 비닐커버를 설치돼 있는 것. 위생 변기 비닐커버는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사용하지 못하고, 비닐이 미끄러워 장애인들이 다칠 위험이 있다. 또한 비닐 통 때문에 장애인들이 기대는 데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내부에는 세면대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고정식으로 휠체어장애인들이 용변기에 접근하는데 방해물이 되고 있었다. 상하 조절이 가능한 가동식으로의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

1∼6층의 남성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7층 남성화장실에는 설치돼 있었지만, 소변기가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외부 횡단보도 및 화장실입구, 엘리베이터 입구 곳곳에는 모두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었다. 빛이 반사되어 저시력 장애인들은 눈이 부시고, 목발 사용 장애인은 스테인리스에 물기가 묻으면 넘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이 곳곳에 빠져 있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목운초등학교 건너편 횡단보도의 경우 길의 대리석이 깨져 있어 설치된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었다. 여기에 백화점 정문 앞 횡단보도에는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 위에 쇠로된 바리케이드가 놓여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목동지점 관계자는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칠 것”이라며 “하지만 화장실 등은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하고, 본사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 사용 장애인의 이용이 불편하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로 들어가는 통로가 좁아 보인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비상호출버튼이 없고, 장애인들의 사용이 불편한 위생 변기 비닐 커버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임을 알리는 마크. ⓒ박종태

1∼6층의 남성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목운초등학교 건너편 횡단보도의 경우 길의 대리석이 깨져 있어 설치된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었다. ⓒ박종태

엘리베이터 앞에 의자가 놓여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탑승을 방해하고 있었다. ⓒ박종태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 위에 의자가 놓여져 있다. ⓒ박종태

백화점 정문 앞 횡단보도에는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 위에 쇠로된 바리케이드가 놓여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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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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