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부서진 휠체어 바퀴 뒤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으로 이동하려는 장애인들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 ⓒ에이블뉴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김동림(48·뇌병변장애 1급) 씨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바퀴 하나가 부러져 탈 수 없는 자신의 전동휠체어를 바라보며 "휠체어는 내 다리와 마찬가지다. 내 다리를 저렇게 망가뜨릴 수 있느냐"며 망연자실했다.

김 씨는 이날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마련한 행사인 '장애인 활동보조살리기 신문고를 울려라'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이 행사는 실제 북을 치면서 자신이 겪은 억울한 사연을 시민들과 기자들에 알리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그런데 김 씨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신문고 행사가 진행되는 세종대왕 동상 쪽으로 이동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서 불법 집회를 하도록 허락할 수 없다”고 이유를 댔다. 김 씨는 경찰 여러 명에 의해 전동휠체어와 함께 들려서 인도 쪽으로 강제로 옮겨지던 중 자신의 휠체어 바퀴 하나를 잃고 말았다.

전장연은 "서울경찰기동대는 중증장애인이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휠체어를 든 채로 인도로 끌고 나왔다. 그 과정에서 휠체어 바퀴가 인도의 턱에 부딪혀 부서져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장연은 "경찰이 장애인의 다리와도 같은 전동휠체어를 망가뜨린 것에 대해 나 몰라라하는 것은 장애인을 다시 시설에 가두는 것과 같다.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사건 경위를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동림(48·뇌병변장애1급) 씨가 망가진 자신의 전동휠체어를 쳐다보며 바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해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한 회원이 부서진 휠체어 바퀴를 들고 경찰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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