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에서 10시 50분발 하양행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경사로를 오르던 김시형(26·뇌병변장애 1급) 씨가 중심을 잃고 자신이 타고 있던 전동휠체어와 함께 경사로에서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씨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함께 한국철도공사가 새롭게 도입한 개조형 무궁화동차(RDC) 탑승 경사로의 안전성과 열차 내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열차에 오르던 중이었다.
김 씨는 사고 당시 경사로의 경사가 가팔라 속력을 올려 경사로에 올라섰고, 안전요원 1명은 뒤에서 전동휠체어를 밀면서 도와줬는데 김 씨의 중심이 우측으로 쏠리면서 전동휠체어와 함께 경사로에서 떨어졌다.
김 씨는 이 사고로 목의 통증을 심하게 호소했고, 곧 바로 인근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골절상은 입지 않았지만 척추염좌 진단을 받고 2주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주의를 받고 당일 퇴원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이 타고 있던 전동휠체어에 깔려 더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안전요원이 전동휠체어를 잡아 위기를 모면했다. 그런데 경사로 옆쪽에는 김 씨의 전동휠체어를 지탱할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지만 옆쪽에서 김 씨의 탑승을 돕는 안전요원은 한 명도 없었다.
무궁화동차와 KTX-산천 열차에서 장애인들의 탑승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롤 경사로는 탑승구에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흔들림이 있고, 폭도 좁아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하기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김 씨가 롤 경사로를 이용하다가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면서 안전성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대구장차연)와 전국철도노동조합부산지방본부는 지난 26일 오전 동대구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이 안전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인력을 확보하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충하라”고 한국철도공사에 촉구했다.
대구장차연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철도공사는 장애인의 안전한 열차 이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더욱 더 장애인이 이동할 권리를 후퇴시키고 있다. 철도 선진국, 철도 선진화를 이야기 하면서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을 선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장애인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대구장차연은 한국철도공사에 ▲장애인 추락 사고에 대한 피해보상 및 공식사과, 재발방지 약속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안전인력 확보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 등 편의시설 개선 ▲장애인의 안전한 열차 탑승 위한 설비 즉각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다.
대구장차연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으며, 한국철도공사 측은 공식 문서를 통해 대구장차연의 요구에 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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