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국내선 여객청사가 확 달라졌다. 한국공항공사가 총 사업비 49억 원을 들여 공사를 진행, 지난해 12월 말께 완공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그동안 지하철 출입구가 김포공항 청사 외부에 위치해 있어 장애인들이 지하철과 여객청사를 오가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하철 연결통로에서 여객청사 대합실 내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개선됐다는 것.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을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가는 장애인이라면, 지하철에서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여객청사 안으로 바로 올라가면 된다.
장애인들을 위해서 화장실도 남녀로 구분해 새로 설치했다. 하지만 미관을 너무 많이 생각하다보니 일부 시설이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하게 만들어졌다.
우선 비상 호출벨이 용변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설치됐고, 세면대는 용변기와 너무 가까이 설치돼 불편하다.
또한 용변기가 조금 앞으로 기울어지게 설치돼 중증장애인들이 잘못하면 중심을 잃고 앞으로 미끌어질 우려도 있다. 용변기 뒤에 등받이마저 없어 뒤로 기댈 수도 없는 실정이었다.
손을 말리는 핸드드라이어는 손을 집어넣어 말리는 방식인데, 이 방식은 휠체어나 목발 같은 보장구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에겐 불편하다.
장애인화장실 소변기가 바닥까지 내려와야 휠체어 장애인들도 사용하기 편한데, 바닥까지 내려오는 제품이 설치되지 않았다. 바닥까지 내려오지 않는 소변기는 저신장장애인이나 아동에게도 불편한 것이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도 김포공항 여객청사는 문제가 있다. 점자블록이 전부 스테인리스 재질로 설치됐는데, 이는 눈이 부시고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워 다칠 우려가 있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저시력장애인연합회 미영순 회장은 “스테인리스 점자블록은 저시력 장애인들에겐 불편하고 오히려 위험한 제품”이라며 “법에서 정한 노란색으로 교체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계단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점자블록이 설치됐는데, 너무 멀리 설치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이 더듬더듬 계단을 찾아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법에서는 계단 시작 전 30cm에 설치하라고 정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김포국제공항은 이번 공사를 하면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부터 서비스 품질등급 AAA라는 점수를 받았다는 명판을 내걸었다. 장애인들을 위해서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잘못 설치된 것들이 적지 않아 보수공사가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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