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전국의 부모님들의 가슴에는 카네이션이 활짝 피었다.

하지만,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며 가슴에서 한(恨)만 피어나고 있는 독거노인들이 우리 주위에 점차 늘어나고 있다.

4년 전부터 혼자서는 거동이 불가능한 김석봉(77) 할아버지, 천식과 폐렴, 그리고 허리디스크는 김 할아버지의 생활반경을 방 안으로 좁혀놓았다.

점심을 차려주기 위해 들르는 인근 복지관의 요양보호사가 찾아오면 김 할아버지는 그때서야 대화를 할 수 있다. 하루 중 유일한 대화 시간이다.

사업에 실패한 뒤 노숙생활을 전전하던 김 할아버지에게 남은 것은 가족과의 이별과 고단한 몸뿐이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 할아버지는 얼굴도 모르는 조카와 며느리 그리고 사위를 이야기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2년 전 용기를 내 둘째 아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연락하지 말라’는 차가운 대답만이 돌아왔고, 그 후로 김 할아버지는 남들이 자식에 대해 물어보면 “자식이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대한 노인회 안필중 회장은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자식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며 “자식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은 노인이 어디 있겠냐?”고 부모를 외면하는 자식들을 비판했다.

현재 국내의 독거노인은 98만여 명으로 전체 노인인구의 20%에 달한다. 이 중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독거노인은 모두 17만여 명으로 매년 7천 명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성은 교수는 "현재 돌봄이라는 일에 대해서 가족 책임이 많이 약화됐다“며 ”증가하는 독거노인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거노인들은 자식들을 탓하지 않는다. 그저 세월을 탓하고 시대를 이야기할 뿐이다.

하지만 어버이날인 오늘, 그들은 혹시나 찾을지 모르는 자식들의 방문을 기다리며 온종일 문밖을 서성이고 있다.

부산CBS 박중석 기자 jspark@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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