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가 청파동성당에서 송년회를 치르고 있다. ⓒ박종태

중증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송년회 장소를 찾는 것은 연말이 되면 항상 찾아오는 장애인단체들의 고민거리다. 지난 17일 송년회를 치른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는 올해는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 용산구 청파동성당에서 장소를 내줬기 때문이다.

청파동성당은 입구에 턱이 없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측의 요청으로 장애인화장실을 만들어서 화장실 이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윤두선 회장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종교시설이 드문데 청파동성당은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한 곳”이라며 “장소도 허락해주신 신부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장애인편의시설을 설치하려는 종교기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장애인들에게 문턱이 높은 곳이 바로 종교시설이다. 청파동성당처럼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장애인단체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진정한 이웃사랑이 아니냐고 이날 송년회를 찾은 장애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칭찬했다.

청파동성당 입구는 턱이 없어 휠체어장애인들이 불편없이 출입할 수 있다. ⓒ박종태

청파동성당내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장애인들이 내부에서 이동하기가 자유롭다. ⓒ박종태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만든 장애인화장실도 잘 만들어져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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