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장애인복지관 규탄대회를 하고 있는 대원들.ⓒ한국DPI

지난 8월 19일 반시설과 장애인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13명의 장애인이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12일간 강원도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 원주, 춘천, 남양주 등을 거쳐 오는 30일 서울에 입성하게 된다. 전국을 돌며 장애인 시설의 문제점과 인권침해·유린 등의 현실과 ‘장애인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국토대장정을 공동주관한 한국장애인연맹(DPI)의 자료협조를 받아 긴 여정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8월 19일, 작성자: 이종욱 제3기 국토대장정 부대장

“띠리리릴릴~~ 띠리리릴릴~~”

누군가의 휴대폰 알람소리에 국토종단 대원들은 하나 둘씩 눈을 떳다. 오성학교의 배려덕분에 굉장히 큰 강당에서 대형에어컨을 두 대나 틀어놓고 잤더니 눈을 떳을 땐 제법 추웠다. 시간은 오전 7시가 조금 안된 시각. 대원들은 각자 자기가 자고 난 자리를 정리하고 짐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대장정의 전야제를 보낸 강당을 잘 정리하고 학교 운동장에서 ‘반 시설 국토대장정’의 시작을 결의하는 단체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첫 번째 집결지이자 출정식이 진행 될 강릉시청으로 이동하기 위해 특장버스에 올랐다.

강릉시청 앞에 도착한 시간은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강원도의 뜨거운 태양아래 강원DPI를 포함하여 지역 IL센터들과 연합단체들이 모여 있었다.

대장정팀은 김밥과 우유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공식적인 첫 활동인 ‘전 국민 자립생활 공감대 형성을 위한 중증장애인 국토대장정 출정식’을 진행했다.

서울에서 한국∙서울∙인천DPI회장들과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를 비롯해 원지역 장애인단체들 그리고 반 시설 국토대장정 본 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심규봉대원이 취지문을 낭독했다.

그리고 격려 및 지지발언이 이어졌고 본대의 이영석대장이 선언문을 낭독 한 이후 출정식은 마무리가 됐다.

오전이었지만 정말 강원도의 폭염은 대단했다. 그러나 국토종단팀은 바로 강릉시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오전이고 날이 더워서인지 그리 많은 시민들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장애인들의 거리행진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도 꽤 많았다.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홈플러스 앞까지 이동을 마친 본대와 강원지역 장애인단체들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강릉장애인종합복지관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오늘 이 규탄대회의 주인공인 강릉장복은 강릉시민의 혈세로 매년 약7억원을 엉뚱한 곳에 사용했다.

비상근 관장과 사무국장에게 수년간 수억원의 급여를 불법으로 지급했고, 정규직이었던 장애인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비장애인을 그 자리에 앉히는 노골적인 장애인 차별을 저지르고, 시민들의 후원금을 맘대로사용, 복지관 관련 비공개민원을 담당공무원이 복지관에 고자질해 감사의뢰. 시의 허위감사사은폐축소의혹등 담당공무원과 복지관이 한통속인걸 알리기 위함이다.

강원지역 장애인 단체들은 복지관 중심이 아닌 이용자 중심의 장애인복지관으로 정상화되길 촉구하는 바이다. 강원지역의 많은 언론에서 이를 조명했고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강릉장복사태를 알리기에 힘썼다.

규탄대회를 마치고 본 대원들은 다시 거리행진을 이어가며 점심식사장소로 이동했다.

아침을 조금 부실하게 먹은 우리는 “시원한 막국수를 먹고 가자”는 지인의말에 잔뜩 기대를 했고, 앞에 보이는 다리만 건너면 된다더니 약 4키로를 이동하는게 아닌가!! 허걱!! 첫날부터 완전히 우리 종단팀은 지역 지인들에게 완벽하게 낚였다!!

식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본 대원들만 모여서 다시 버스로 이동을 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대관령을 넘어야 하는데 폭염속에 대관령을 넘기에는 전동휠체어에 무리가 있을것 같기에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다.

버스안에서 대원들은 처음에는 신나게 떠들더니 식곤증때문인지 하나 둘씩 꾸벅 졸기시작했다. 대관령꼭대기에서 우린 잠시 쉬기로 하고 바람의언덕이란 곳에 하차했다.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즐기며 대관령인증샷을 남기고 용평면사무소에 도착했고, 여기서부터 숙소까지 본격적인 행군의 앞서 휠체어로 달리기로 하였다, 약 3~4키로의 짧은 구간이었지만 내일 본 행군의 대한 워밍업으론 딱 좋았다.

이동하는동안 별 사고없이 숙소까지 잘 도착했다. 저녁시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숙소 바로 뒤에 개천이 있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대원들은 그곳에 들어 갈 수 없었지만 활동보조인들은 개천에 내려가서 더위를 잠시나마 식히며 물고기를 잡겠다고 수풀을 뒤졌다. 당연히 못 잡았지만...

숙소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조금 휴식을 가지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 주변이 산이라서 조금 일찍 해가 숨었지만 대신 바람이 시원했다.

첫 날의 첫 평가회의시간을 야외에서 하기로 했다. 대원들이 돌아가며 소감과 의견을 얘기했다. 첫 날이라 그리고 행군구간이 짧아서 그런지 평가가 좋았다. 큰 사고 없었지만 대장정1기때도 참여했던 김정호대원이 방심을 했는지 다리가 너무 익어서 약을 바르는 등의 에피소드도 생겼다.

그리고 이종욱대원이 본대 부대장역할을 맡게 됐다. 짧은 평가의 시간을 마치고 본 대원들은 잘 준비를 하며 대원들끼리 모여 다과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일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힐링의 시간을 보내며...

강릉장애인복지관 규탄대회를 하고 있는 대원들.ⓒ한국DPI

뜨거운 강원도에서 국토대장정을 펼치는 대원들 모습.ⓒ한국DPI

뜨거운 강원도에서 국토대장정을 펼치는 대원들 모습.ⓒ한국D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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