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윤기현씨와 장애여성문화공동체 정민자씨가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누군가는 이 땅 장애민중의 처참한 삶의 현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곱씹으며 한국은 장애인의 날을 제외한 ‘364일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정확히 이렇게 얘기해야 할 것이다. 365일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 그리고 장애인의 날이 돌아오면 그 차별을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악랄한 선동과 기만을 퍼붓는 사회라고.

장애인차별철폐에 대해 이 사회와 정부가 답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장애민중의 투쟁으로 그 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장애인이 사람답게, 사람처럼,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새 세상을 우리의 투쟁으로 건설해 나가자.”(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투쟁결의문 중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3대 투쟁과제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의 수용을 정부에 촉구했다.

"장애인의 삶이 바뀔 때까지 투쟁"

이날 결의대회에서 420공동투쟁단 박영희 공동대표는 “420투쟁을 통해 장애인 차별이 없어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장애인차별철폐는 장애인의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농아인협회 이대섭 회장은 “농아인은 비장애인들과 대화하고 싶어도 수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의사소통을 하지 못해 소외당하고 교류하지 못하고 있다”며 “농아인은 사회적 왕따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어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수어지원특별법을 제정해 농아인을 차별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학습지원, 수화통역사 등을 통해 농아인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1년 전 마포대교 점거처럼 과격한 투쟁을 해야만 언론이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힘찬 투쟁을 통해 장애인이 차별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 투쟁위원회 최용기 상임위원장은 “장애인은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듯, 있지만 없는 듯 살아가고 있다”며 “장애인을 차별하는 모순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어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를 위해 32일간 투쟁하고 있다”며 “사회적 권리로써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제도화 되고, 장애인의 삶이 바뀔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오후 4시경 결의대회를 마친 420공동투쟁단 회원 800여명(주최측 추산)은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 도로를 행진하던 중 숭례문 앞에서 시청방향 도로를 기습 점거하고, 즉석에서 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들은 문화제를 진행하는 도중 지난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던 중증장애인 39명의 머리카락을 불태웠다. 문화제를 마친 후에는 다시 행진을 시작, 인권위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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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반드시 제정하라"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는 서울역 광장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결의대회’를 개최,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장추련 하영택(서울지체장애인협회 회장) 상임집행위원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갖고 있다”며 “반드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 차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장추련 배융호 법제위원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을 통해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일원화된 시정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만으로는 장애인이 당하는 차별을 금지할 수 없다”며 “장애인은 모든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투쟁을 통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추련 박경석 투쟁위원장은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보건복지부 상임위에 상정되어 있으나 정부와 국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투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쟁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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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 모습. <에이블뉴스>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장애인차별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에이블뉴스>

결의대회를 마친 공동투쟁단이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 도로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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