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규

장애인인권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재, 한편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우리 사회가 장애인차별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장애인들 중 직장에서 차별을 받거나 장애 때문에 취업에 지장을 받은 경우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응답자 과반수 이상이 이 문제에 대하여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모 대학의 박사과정면접에서 불합격 처리된 한 장애인 학생의 사연이 보도된 후, 한 방송사의 제안으로 장애인들 중 직장 내에서 또는 장애로 인한 차별과 그로 인해 취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지 조사하던 과정에서 이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났다.

장애인인권차별 어제 오늘 일?

이번 조사에 응답한 다수의 장애인들은 그동안 자신이 일하며 또는 장애 때문에 구직이 안되어도 으레 그러려니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현재 작은 사무실서 경리직을 하고 있다는 최모(39·뇌병변장애) 씨는 “그동안 사무실서 내가 장애인이라고 대놓고 차별한 적은 없지만 알게 모르게 차별했다는 것은 느낀다. 하지만 수치심 있게 차별하지 않는 한 그냥 넘어가며 일하고 있다. 차라리 그게 사회생활 하는데 낫기 때문이다”고 심경을 토로하며, “장애인인권 차별이 어제 오늘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아직 직장을 못 구한 정모(29·뇌병변) 씨도 “우리 같은 장애인들이 취업하는 건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라 여기저기 지원은 해보고 있지만 안될 확률이 높은 것을 아는 지금은 기대조차 하지 않고 지원하는 수준까지 됐다”며 취업난에 고개를 저었다.

이 밖에 인터넷 장애인관련 모임 등을 통해 모아진 대다수 개인 응답자들의 반응도 우리나라 장애인차별에 대해 익숙해 있는 듯, 드러내놓고 인권차별에 대해 맞서려는 자세가 약해 보였다. 이에 반해 장애인단체 등에서는 활발히 인권 찾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어서 대조적이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들 중 개인적으로 사회에 맞서 인권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에서는 자신의 그런(인권 찾기) 행동으로 인해 조직에서 더 차별 받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했고 때문에 방송이나 언론매체에 자신에 대한 사연이 알려 지는 게 싫다고 그들은 입을 모으고 있어 열악한 우리나라 장애인인권실태를 입증해주고 있다.

*박준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가평자치신문사 프리랜서 취재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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