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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소송 졌다, 천만원 내라고요?

“지하철 단차 차별” 기각, 공사측 소송비 떠안아

“공익소송 패소자 부담주의 부당” 헌법소원 제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7-15 14:05:29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7개 단체가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공익소송 패소자 부담주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7개 단체가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공익소송 패소자 부담주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에이블뉴스
지하철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에 휠체어가 끼이는 사고로 이동권을 침해받았다며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공익소송을 제기한 중증장애인들이 재판에 지며, 오히려 서울교통공사의 소송비 1000만원까지 떠안게 됐다.

지하철 단차로 피해를 본 중증장애인들이 오히려 차별의 가해자의 소송비까지 물어내야 하는 법이 맞는 것일까?” 이들은 헌법재판소에 물음을 던졌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7개 단체가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공익소송 패소자 부담주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현행 민사소송법 제98조, 제109조에 따르면, 소송비용 부담의 원칙을 정하거나, 변호사보수를 소송비용에 산입하도록 규정하면서 공익소송의 예외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공익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이 패소 시 그 상대방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과도한 비용을 소송비용으로서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3호선 동대입구역 약수 방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넓은 단차에 휠체어 앞바퀴가 빠진 모습(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3호선 동대입구역 약수 방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넓은 단차에 휠체어 앞바퀴가 빠진 모습(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에이블뉴스
실제로 지난 2019년 4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 장 모 씨가 신촌역 홍대입구역 방면 3-2 승강장에서 휠체어의 앞바퀴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 간격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해당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은 12cm였다.

이에 그는 또 다른 원고 전 모 씨와 같은 해 7월 “지하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넓은 단차로 인해 이동권이 차별당했다”면서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차별구제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 모두 졌다.

2심 재판부는 ‘지하철 단차’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손해배상 등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법원은 민사소송법의 패소자부담주의 원칙에 따라 서울교통공사에 청구인 1명당 500만원 총 1000만원의 소송비용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지하철 단차로 차별을 당한 당사자가 오히려 차별을 한 가해자의 소송비 1000만원까지 물어내라? 중증장애인 당사자와 변호사단체, 그리고 시민단체까지 연대해 이 같은 ‘공익소송 패소자 부담주의’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최용문 변호사.ⓒ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최용문 변호사.ⓒ에이블뉴스
청구대리인인 민변 최용문 변호사는 “현행 소송비용부담 재판에서 근거가 되는 민사소송법은 청구인 대부분 사회적 약자인 공익소송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면서 “공익소송은 현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향적 개선을 촉구하는 성격 때문에 패소 가능성이 높은데 일률적으로 소송에서 패소한 당사자에게 소송비용을 모두 부담하라고 한다면 공익소송은 매우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공익소송과 같은 특수한 소송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민사소송법 소송비용규정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도 2020년 공익소송 패소당사자의 소송비용을 감면하는 규정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내렸으며, 최근 국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국민의 재판청구권 침해, 평등원칙 위반 등을 들며, “이제 사회는 변했고 과거의 법은 현실과 맞지 않다. 공익소송을 위축시키는 과거의 법률은 위헌으로 인정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미연 변호사.ⓒ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미연 변호사.ⓒ에이블뉴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미연 변호사도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 등 공익소송에서 패소한 당사자에게도 예외없이 패소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는 사실상 사회적약자와 소수자가 스스로 패소비용까지 부담할 여력이 없다면 재판청구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면서 “당장 이 사건 원고들은 소송비용을 부담하려면 월세보증금을 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현실적으로 다수의 확산 이익을 갖는 공익소송을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재판청구권은 어떻게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지, 사회적 변화의 목소리를 가로막고 있는 현재의 제도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 정말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행동으로 결단해야 할 때”라면서 “그 어느 때보다 헌법재판소에서 전향적 결정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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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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