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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청와대 수어통역 제공” 의견표명

“언어권 책무·상징적 의미 무겁게 부과돼야”

장애벽허물기 ‘환영’ “수어통역사 빨리 배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12-14 13:34:35
2017년 7월 12일 청각장애인 정책개선과 수어통역사 근로환경 보장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7년 7월 12일 청각장애인 정책개선과 수어통역사 근로환경 보장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에이블뉴스DB
국가인권위원회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농인의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해 주요연설 중계 또는 연설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때,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수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농인 A씨 등은 올해 5월 문재인대통령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생방송으로 시청하던 중, 대통령 연설자리에 수어통역사가 함께 배치되지 않아,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방송만 시청이 가능했다.

이에 이들은 청와대가 수어통역의 책임을 방송사에 전가하는 탓에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 한국수화언어법 등을 준수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되는 연설이나 기자회견 등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해달라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의 생방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어통역사 배치 여부를 논의했으나, 각 방송사별로 수어통역이 제공될 것을 고려해 현장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력 충원 또는 예산 수반이 필요한 사항으로 관련 부서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인권위에 알려왔다.

이에 인권위는 수어통역 제공이 없는 방송사가 있지만 다수가 시청하는 지상파방송사는 물론 공익채널(KTV)에 수어통역이 있었고, 자막 등 다른 수단도 일부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편의 제공을 거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정을 기각했다.

다만, 인권위는 청와대의 책무와 정보권의 측면에서 연설 중계나 홈페이지 동영상 게시 등에 수어통역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표명한 것.

인권위는 “수어는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국어와 달리 단어 수가 적고, 문법과 어휘도 다르기 때문에 한국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해 세상과 소통하는 농인들에게 한글 자막을 제공하는 것은 영어 자막이나 중국어 자막을 보여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정당한 편의제공 방식을 수요장 중심으로 전환해 농인의 실질적인 정보접근권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임 3주년을 맞이한 대통령이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을 설명하고, 주요 정책을 안내하는 자리에서 한국수어를 사용한 특별연설을 함께 진행했다면 대통령의 연설을 그 자체로 농인의 실질적인 정보접근권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을 수 있다”면서 “한국수화언어사용자의 언어권에 대해 지니는 책무는 청와대가 지니는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보다 무겁게 부과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표명했다.

이 같은 인권위 의견 표명에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환영 입장을 표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청와대는 인권위의 입장표명을 받아드려 청와대 춘추관수어통역사를 배치하라”면서 “지정된 통역사가 청와대에서 수어통역을 하도록 해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과 같이)중계를 하는 모든 방송사에, 같은 내용의 수어통역을 내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수어통역을 하루 빨리 제공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의 소식과 정보를 농인들도 자유롭게 수어로 홈페이지의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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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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