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 2층 강당에서 황교안 당 대표와 주요당직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무처 월례조회를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지난 8월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고쳐나가려고 노력하겠다”는 사과 아닌, 소극적인 해명만을 내놨다.

앞서 지난 8월 7일 황 대표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발언한 바 있다.

‘벙어리’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요인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비하해 부르는 표현으로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명백한 차별행위다.

이에 장애계에서는 즉각 “명백한 차별행위”라며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장애계의 잇따른 규탄 목소리에 ‘묵묵부답’을 지켜왔던 황 대표는 3개월여가 지난 14일 사무처 월례조회에서 법정의무교육인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언급하며, 해명의 뜻을 밝힌 것.

이날 황 대표는 “그동안 우리도 무의식적으로 장애인들을 비하하는 그런 용어들을 많이 써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장님 코끼리 만진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우리가 흔히 이렇게 썼던 말들이지만 일부 우리 속담 속에도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많이 들어있다”면서 “저 역시도 전혀 비하하려는 의도도 없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이런 말들을 써왔던 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공감과 소통을 통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장애의 정의와 유형, 에티켓, 직장 내 차별 금지 등 장애인 인식개선에 필요한 사항들을 다 다루게 될 텐데 저도 같이 듣고 그동안 무심코 생각했던 부분들을 고쳐나가려는 노력을 하겠다. 여러분들과 함께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7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농아인협회 등 7개 단체는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력 규탄과 함께 황 대표와의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에이블뉴스DB

이 같은 황 대표의 해명 발언에 장애인단체인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은 “몇 마디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실천으로 보여달라고 쓴소리를 냈다.

장애벽허물기는 “황교안 대표가 자신의 말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으면 장애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 정당의 조회 자리에서 몇 마디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이런 발언으로 국가위원회의 조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면서 “제일 야당의 대표로서 말에 따른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당 내 장애평등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상설화 노력 ▲국회의원들이 장애인 등 소수자를 비하나 차별을 하지 않도록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등의 개정 앞장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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